심근경색·뇌졸중 촉발하는 ‘이상지질혈증’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가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한국에서 15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집계다.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2021년 146만7,539명이 발생해 5년 전인 2016년(62만4,345명)보다 2.4배가량 늘었다.
이상지질혈증은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지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등을 포괄하는 질환으로, 동맥경화·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최근 공개한 ‘2020 팩트 시트’에 따르면 20세 이상 5명 중 2명이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이상지질혈증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치료를 끝까지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환자는 40%에 불과했다.
최덕현 순천향대 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심근경색ㆍ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이나 췌장염 등 합병증을 유발하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상지질혈증은 초기 단계에서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없으므로 정기적인 혈액검사로 수치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9~12시간 정도 공복을 유지한 뒤 채혈해야 한다.
성인의 일반적인 적정 지질 기준은 ▲총콜레스테롤 200㎎/dL 미만 ▲LDL 콜레스테롤 130㎎/dL 미만 ▲중성지방 150㎎/dL 미만 ▲HDL 콜레스테롤 40㎎/dL 이상이다. HDL 콜레스테롤은 60㎎/dL 이상을 권장한다.
최덕현 교수는 “동맥경화 위험도에 따라 정상 지질 수치 기준도 엄격해진다”며 “같은 나이와 체형이더라도 동맥경화 위험 인자인 담배를 피우거나 고혈압이 동반되면 지질 수치를 더 엄격히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고지방 음식이나 액상 과당류 등 가공식품 위주 식생활, 운동 부족 등 생활습관 그리고 유전적 요인이다. 또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거나, 간ㆍ콩팥에 문제 있거나, 특정 약물을 사용할 때도 이상지질혈증이 생길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해 적절한 수치를 유지하는 게 우선적인 치료법이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식사량을 조절하고, 지나친 지방·당질·콜레스테롤이 함유된 음식과 액상 과당류 포함 가공식품, 알코올 섭취를 삼가야 한다.
짜게 먹는 습관을 개선하고 채소류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운동은 주 5일 이상 유산소운동과 주 3일 이상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이상지질혈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이 같은 생활습관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상지질혈증이 좋아지지 않으면 ‘스타틴’을 비롯한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스타틴은 심혈관 질환 위험도에 따라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용량을 조절하는데, 초고위험군은 LDL 콜레스테롤 70㎎/dL 미만으로 조절해야 하며 최대 용량의 스타틴을 우선 사용하게 된다.
만약 복용할 수 있는 최대 용량의 스타틴으로도 LDL 콜레스테롤 70㎎/dL 미만으로 조절하지 못하면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에제티미브(Ezetimibe)’ 복용을 고려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동맥경화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환자들이 약물 복용 등 치료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그러나 이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심혈관 질환은 갑자기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이므로 지질 수치가 높다면 반드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