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희, "조씨 죽자 사망 은폐 조언 및 지시"
에릭현, "나도 피해자" 주장, 11일 보석 허가
이준호, 고문 구타 주도한듯, 11일 보석 불허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지난달 둘루스 한인운영 사우나 앞 주차 차량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한인 조세희씨 사망사건의 세부 내용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용의자들의 사교행태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사건발생 한 달만인 11일 용의자 이준호, 준현, 준영 3형제의 어머니인 이미희씨를 체포 구속했다. 현직 목사의 아내이자 사모인 이씨는 중범살인, 감금, 사망은폐, 증거인멸, 거짓진술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희씨는 조세희씨가 ‘그리스도의 군병들’이라는 종교단체에 입단하기 위한 훈련을 받는 동안 물 섭취를 제한하고, 출입 및 의료진료를 받지 못하도록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가 죽자 이미희씨는 죽음을 은폐한 방법에 대해 조언하고 지시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이미희씨는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관들에게 거짓 진술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미희씨에 대한 체포영장은 이미 10월 3일에 발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1일 오전과 오후에 귀넷 법원에서 열린 용의자 보석심리에서 이준호씨는 보석이 불허됐으며, 에릭현씨는보석이 허가됐다.
현씨의 변호사인 데이빗 보일은 판사에게 에릭은 조세희씨와 같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현씨도 조세희가 감금돼 있던 로렌스빌 스테이블 게이트 한 주택 지하실에서 심한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증거 등을 제시했다.
보일 변호사는 현씨가 채찍으로 구타당했고, 발가벗겨져 성기에 구타를 당했고, BB탄으로 팔과 등, 가랑이에 쏴 상처를 입혔다.
샌딩 블록을 가져와 현씨의 가슴을 사포로 벗겨내기도 했다.
올해 조지아대(UGA) 석사과정을 졸업한 현씨는 용의자들에 의해 고문을 당했고, 고문당하는 영상도 증거로 판사에게 제출됐다. 결국 현씨는 조씨의 시신을 트렁크에 넣은 채 지하실을 탈출해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며 자신은 그레이디 메모리얼 병원에 입원했다고 변호인은 주장했다.
현씨는 또 금전적 착취를 당하기도 했다. 한국으로 수만 달러를 송금해야 했고, 신용카드 한도를 초과했으며, 그 신용으로 스와니에 집을 사야 했다.
보석 심리를 담당한 타멜라 애드킨스 판사는 현씨에 대해 1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전자발찌 착용, 이씨 가족과 그리스도의 군병들과 접촉하지 않는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이준호씨에 대한 보석심리도 열렸다. 귀넷 지방검찰청 정한성 검사는 조씨가 사망한 뒤 거의 한 달여 만에 발견됐다고 밝혔다. 조씨가 죽자 용의자들은 8월 26일경 ‘구데기 없애는 법’ 등을 휴대폰으로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의 시신이 발견된 9월 12일경의 조씨 몸무게가 70파운드에 불과했다.
조씨는 이준호씨가 만든 ‘그리스도의 군병들’이라는 종교단체에 가입하기 위해 7월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국했다. 이준호씨는 조씨가 자신이 결성한 단체에 가입하기 위한 ‘입단 절차’를 밟고 있었으며, 자발적으로 ‘10일 동안의 훈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훈련 중 물건을 훔치고 규칙을 위반했으며, 무기로 이준호씨를 공격했다는 것이다.
미성년 용의자인 이준영은 경찰에 조씨가 프로그램 하차를 원했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진술했다. 경찰이 압수한 휴대전화에서 이준호와 이현지씨가 조씨에 대해 ‘넘버 5’라는 별명을 붙이고 조씨에 처리에 대해 논의하는 메시지가 발견됐다. 이준호씨는 메시지에서 조씨가 자신을 공격하려 했고, 탈출을 시도했으며, 그녀의 훈련이 끝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씨 사망 뒤 이준호와 이현지는 조지아텍 편입생인 한인 여학생을 단체에 가입시키기 위한 논의를 하기도 했다. 정 검사는 이들이 메시지에서 현씨는 ‘넘버 4’로 언급했으며, 어떻게 현씨의 성기 주위를 피가 나도록 때리게 됐는지를 논의하는 메시지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나 용의자가 있을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현지와 이준영의 셀폰에는 이준호가 현씨를 알몸으로 바닥에 뉘인 채 가죽 벨트로 보이는 것으로 성기와 얼굴 부분을 “있는 힘을 다해” 때리는 영상이 담겨져 있기도 했다.
이준호씨의 변호사 스캇 드레이크는 이씨는 범죄 전과가 없는 에모리대 학생일 뿐이라며 5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해주기를 요청했으나 판사는 “피고인이 추가 중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고, 이 사건 증인들에 위해를 가할 염려가 있어 보석을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사교(Cult) 전문가인 릭 앨런 로스(Rick Alan Ross)는 11 얼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이준호씨 등의 모든 행위가 패턴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로스는 “파괴적인 종교와 관련된 죽음, 기아 사망, 극단적인 생활 조건으로 인한 사망, 구타, 의료 방치로 인한 사망 등이 사교 행태를 보인다"고 밝혔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