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초 귀국 예정…새로운 판다 올지 논의 안돼
연초에도 멤피스 판다 20년 만에 미국 떠나
워싱턴DC의 판다 가족이 중국에 돌아가기로 하면서 50여년간 이어진 미·중 양국의 '판다 외교'에도 균열이 일고 있다.
26일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의 3살짜리 자이언트 판다 샤오치지와 부모 메이샹, 톈톈 등은 오는 12월 초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동물원 측과 중국 정부 간의 임대 합의가 만료되는 데 따른 것이다.
암컷 메이샹과 수컷 톈톈은 2000년 12월 처음 미국 땅을 밟은 뒤 두 차례에 걸쳐 대여 기간이 연장돼 2005년 첫째 타이샨, 2013년 둘째 바오바오, 2015년 셋째 베이베이를 낳았다.
새끼 판다 3마리는 2010년, 2017년, 2019년 차례로 중국에 돌아갔다.
막내인 샤오치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8월 기적처럼 태어났다. 메이샹과 톈톈의 대여 기간은 그해 12월 3번째로 연장됐다.
FP는 이번에는 대여 기간이 연장되지 않았으며, 이들을 대체할 또 다른 판다가 올지에 대해서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의 '간판스타'로 통했던 판다들을 앞으로는 보지 못할 수도 있게 됐다.
미국과 중국의 '판다 외교'는 1972년 리처드 닉슨 전대통령의 방중 직후 중국이 미국에 암수 판다 한 쌍을 선물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팻 닉슨 영부인이 베이징 동물원에서 판다를 보며 감탄하자 저우언라이 총리가 "좀 드려보겠다"고 말한 뒤 링링과 싱싱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링링과 싱싱은 1990년대 세상을 떠나기까지 새끼 판다 5마리를 낳았지만, 모두 며칠 정도밖에 살지 못했다.
중국이 임대 방식을 도입한 건 1981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가입하면서다.
임대료는 한 쌍에 1년 100만달러(약 13억2천만원)로 정해져 있으며 전 세계에 판다 70여마리를 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있어 판다는 우호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지만, 테네시주 멤피스 동물원의 암컷 판다 야야 사태로 한 차례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08년 8월 태어난 야야는 수컷 러러와 함께 2002년 4월 연구 목적으로 멤피스 동물원에 대여됐다.
그러나 지난 2월 러러가 돌연사하고, 야야의 수척해진 모습이 온라인에 확산하며 중국 내에서 조기 반환 목소리가 커졌다.
동물원 측은 지난 4월 20년간의 대여 기간이 끝나자 예정대로 야야를 중국에 돌려보냈다.
이에 앞서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은 지난해 미국에 있는 새끼 판다를 중국에 돌려보낸다는 미중 합의를 파기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FP는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의 상황이 "지난 수십년간 이어진 미중 관계의 냉랭함 속에 발생했다며"며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에 걸쳐 깊은 상호 불신이 뿌리내렸다"고 분석했다.
다만 스미스소니언 동물원 측은 미중 간 지정학적 관계가 판다 관련 합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낮게 봤다.
동물원 책임자 브랜디 스미스는 "우리가 대화하고 있는 사람들은 동물과 야생 동물, 보존에 중점을 두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동물원은 9월 23일부터 10월 1일까지 대대적인 송별 행사도 열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