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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용 등급 강등이 투자자에게 시사하는 의미는?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3-08-14 09:14:37

미국 신용 등급 강등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개인 크레딧 점수 850점 → 800 비유

여전히 우량…장기 투자자

단기적 시장 상황에 동요되지 말 것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했지만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재정전문가들은 장기투자자에게 시장의 단기적인 움직임에 따른 섣부른 결정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로이터]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했지만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재정전문가들은 장기투자자에게 시장의 단기적인 움직임에 따른 섣부른 결정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로이터]

피치가 미국 정부의 신용 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면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으로 인해 섣부른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 미국의 최근 부채 등급 하락은 완벽한 850점의 크레딧 점수가 50점 하락한 것과 비슷하게 보면 된다. 점수하락으로 크게 놀랄 수 있지만 대출 은행은 크레딧 점수 800점과 850점에 큰 차이를 두지 않고 여전히 최우량 등급으로 분류한다. 피치의 최근 미국 신용 등급 강등 결정은 31조 달러를 넘는 미국의 부채 부담과 정부 운영 방식의 부실에 기반한 측면이 오히려 더 크며 피치도 이번 신용 등급 강등은“향후 3년간 예상되는 예산 악화를 반영한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미국 신용 등급 하락이 투자자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고 우려할 만한 사안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투자자문업체 AJ Bell의 라이스 칼라프 투자분석 책임자는 시장 보고서를 통해 “정부 부채 등급이 하락한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 매도 현상이 나타났다”라며 “피치의 결정으로 정부 채권 수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자본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라고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미국 신용 등급 하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여름 정부 디폴트를 가까스로 피한 직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미국의 신용 등급을 AAA에 AA+로 하향 조정했고 이후 주식 시장은 급락했다. 당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당파적 갈등이 치솟는 국가 부채 해결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지적하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피치는 부채 한도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 5월에도 신용 등급 하락 위험만으로도 우려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피치는 “부채 한도 논의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벼랑 끝 전술’과 국가 재정 문제 합의에 실패한 것이 바로 정부 운영 악화의 징후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등급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의 신용 등급은 여전히 매우 우량한 수준이다.

 

재정자문업체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서니 사글림베니 수석 시장 전략가는 “피치의 이번 결정이 미국의 차입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없고 미국 통화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 채권을 대량 보유한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비중을 줄이는 등의) 포트폴리오 전략 변경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소매 부분 투자자 역시 피치의 결정을 비슷하게 받아들이면 된다”라며 “피치의 신용 등급 하향 조정으로 인한 미국 차입 비용, 유동성, 준비통화 지위에 즉각적인 위협은 없다”라고 분석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도 미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려진 피치의 결정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옐런 장관은 2021년 1월 이후 1,3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늘어난 점, 실업률이 역대 최저 수준인 3.6%로 떨어진 점,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지난 1년간 매달 하락하고 있는 점 등을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재무부 채권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유동 자산이며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강하다”라고 역설했다.

 

그래도 재정 상황을 우려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최근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편안한 은퇴 생활을 누리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는 미국인이 다수였다. 은퇴하지 않은 성인 중 43%만 은퇴 자금을 충분히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같은 반응은 이른바 불안 요인과 관련이 있다.

 

은퇴하지 않은 성인 중 71%는 은퇴 자금 준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우려한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이 중 42%는 매우 우려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미 은퇴한 사람 중 77%는 편안한 은퇴 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아직 은퇴하지 않은 성인의 우려가 기우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갤럽은 “은퇴를 앞둔 사람들의 전망은 항상 불안하고 국제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하는 경향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의 설명이 맞다. 팬데믹이 종료된 지금은 안정적인 시기이어야 한다.

 

연방준비제도의 인플레이션 해소 노력은 잘 작동하고 있다. 또 직장 연금 계좌 잔고도 최근 수개월간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2023년 1분기 401(k)와 IRA 잔고가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피델리티는 “시장 여건 개선과 고용주 기여액 증가로 개인 은퇴 계좌 잔고가 2분기 연속 상승했다”라고 밝혔다. 1분기 401(k) 평균 잔고는 전 분기보다 4% 증가한 10만8,200달러로 늘었고 IRA 평균 잔고 역시 전 분기 대비 5% 상승한 10만9,000달러를 기록했다.

 

403(b)의 평균 잔고는 6% 증가한 9만7,900달러로 올랐다. 특히 Z세대의 상승 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청년층의 ‘타깃 데이트 펀드’(Target Date Funds) 투자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마이클 샴렐 피델리티 부대표가 설명했다.

 

이들 타깃 데이트 펀드는 주식, 채권과 기타 투자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투자자가 은퇴 시기에 가까워질수록 위험이 낮은 상품으로 변동하는 보수적인 연금 펀드다.

 

타깃 데이트 펀드는 젊은 투자자의 성향에 맞춰 주식 보유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Z세대의 평균 계좌 잔고는 2022년 4분기 대비 17%나 증가했는데 전체 세대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Z세대 평균 계좌 잔고는 연간 대비로는 두 배에 달하는 34% 증가했는데 역시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1분기 분석 보고서를 보면 401(k) 잔고가 100만달러를 넘는 이른바 ‘401(k) 백만장자’가 전분기 대비 14% 많아진 34만명으로 늘었다. IRA 백만장자 역시 13% 증가한 31만5,684명을 기록했다. 전체 은퇴 연금 계좌주와 비교하면 소수지만 ‘100만달러 클럽’에 가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트렌드다.

 

의회가 내년 예산 편성을 논의할 예정인 오는 가을 어려운 시기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의 급증하는 부채를 둘러싼 논쟁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피치는 “향후 10년간 높은 이자율과 부채 증가로 이자 비용 부담이 높아지고 인구 고령화와 의료비 상승으로 재정 정책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한 노인 관련 예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책임 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Committee for a Responsible Federal Budget)의 마야 맥기니어스 대표는 “피치의 신용 등급 강등 결정을 사전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맥기니어스 대표는 또 “국가 재정과 정치 상황을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라며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하지만 현재 지속 불가능한 궤도에 올라 있다”라고 경고했다.

 

신용 등급 강등에도 장기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면 시장의 단기적 조정에 따른 섣부른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모닝스타 개인 재정 및 은퇴 계획 부문 크리스틴 벤츠 디렉터는 “신용 등급 하향을 우려한 즉각적인 조치는 필요하지 않다”라며 “과거 사례처럼 국채는 우량 등급을 유지할 전망으로 투자자들이 국채 보유를 유지해도 좋은 이유다”라고 조언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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