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패배했다, 대통령은 조 바이든”
양자 구도서 지지율 10% 초반 상황
차별화 전략으로 지지율 반전 노려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나설 공화당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이 격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치고 나가는 상황에서 2위 후보의 견제가 거세지고 있다. 다만 조 바이든 행정부와 소수자ㆍ약자를 공격하는 데는 한마음이다.
공화당 경선 지지율 2위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6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패했는지, 아닌지에 대해 당신은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았다’는 질문에 “아니다. 당연히 그는 패배했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4년마다 1월 20일에 취임 선서를 하는 사람이 대선의 승자”라며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은 조 바이든”이라고 덧붙였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이 같은 언급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로 3번째 기소까지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주지사 재선에 성공한 후 각광받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양자 대결 구도까지 형성했던 그가 최근에는 10% 대 초반 지지율로 꼬꾸라지면서 위기감에 휩싸였다. 반전을 꾀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시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공화당 전통 지지자와 트럼프 열성 지지자를 잡기 위해 이중 전략도 취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중요한 것은 트럼프가 아니다”라며 “사법시스템이 정치화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주말 유세에서는 “우리는 취임 첫날부터 모든 ‘딥스테이트(deep stateㆍ공화당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행정부 내 민주당 비밀 권력 집단)’의 목을 칠 것”이라고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다른 주자들도 바이든 행정부 공격에 가세했다. 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기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 공화당 경선 후보는 연방수사국(FBI)과 국세청 폐쇄를 외쳤고, 역시 후보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팀 스콧 상원의원도 법무부를 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호주 여자 월드컵에 출전해 16강에서 탈락한 미국 여성 축구 국가대표팀을 비난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스웨덴에 패배한 미국팀을 언급하면서 “우리 선수들 대부분은 미국에 공개적으로 적대적이었는데 다른 어떤 나라도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워크(Wokeㆍ인종차별 등의 문제에 의식을 갖고 깨어 있다는 의미)는 실패”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통령 시절인 2019년 미국 여성 대표팀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뒤 그의 여성· 성소수자 비하를 이유로 백악관 축하 행사 참석을 거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 ‘뒤끝’을 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