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인 등 사각지대
강경 이민단속 불안 요소
“정부차원 실태조사 촉구”
![제135차 재외동포포럼에서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들이 참석자들과 토론을 벌이고 있다. [연합]](/image/fit/294212.webp)
미국을 비롯한 해외 곳곳에서 여전히 수만 명의 한인 동포들이 국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제도권 밖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해외 입양인과 국적 정리 절차를 밟지 못한 한인들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와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시아 발전재단과 재외동포포럼은 지난 9일 서울에서 ‘세계 한인 무국적자 현황과 정책 방향’을 주제로 제135차 재외동포포럼을 개최하고 미주 한인을 포함한 해외 한인 무국적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최영미 한양대 교수는 미국 내 한인 무국적자 문제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첫째는 한국과 미국 어느 국가의 국적도 취득하지 못한 국제법상 무국적자, 둘째는 시민권 취득 후 한국 국적상실 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국적선택 기한을 놓친 국적 미정리자, 셋째는 시민권을 받지 못한 해외 입양인과 서류미비 체류자들이다.
특히 해외 입양인 문제는 미주 한인사회가 직면한 대표적인 무국적 이슈로 꼽혔다. 발표에 따르면 1953년 이후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계 입양인은 누적 11만4,536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1만7,547명(15.5%)은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어린 시절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했음에도 입양 과정에서 시민권 신청이 누락되거나 서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성인이 된 뒤 법적 신분 문제에 직면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추방 위기에 놓이거나 사회보장 혜택, 취업, 의료 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받는 등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 교수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이민 단속 정책도 한인 무국적자와 국적 미정리자들에게 큰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이민 단속 사례를 언급하며 “이민 신분 문제는 더 이상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인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발표자들은 해외입양 과정에서 발생한 서류 위조와 절차상 문제점들이 한국 정부 조사에서도 확인된 만큼, 시민권 미취득 입양인들에 대한 도덕적·정책적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의 신분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 간 외교적 협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정확한 실태 파악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미국 내 한인 무국적자 규모에 대한 공식 통계조차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