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연구결과…'무리 말라' 통념적 처방과 달라
"장시간 안거나 눕기 피하고 뭐든지 하면 도움된다"
암에 걸렸거나 걸렸던 사람이 하루 30분을 걷거나 요가를 하면 신체의 피로도가 줄어 암세포의 확산이나 암의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 제출된 3편의 연구 보고서가 육체 활동이 암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암 관련 회의인 ASCO 연례 회의에 제출된 첫 번째 보고서는 요가가 염증 유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으로, 뉴욕에 있는 로체스터대학교 의학센터가 작성했다.
연구진은 의학 연구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무작위대조군연구(RCT) 방식을 택해 짧게는 2개월, 길게는 5년 전까지 암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평균연령 56세의 암 환자 500여 명을 미국 전역에서 선발했다.
전문가들은 염증이 암을 유발하고 종양을 키우며 암세포를 온몸으로 전이시키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진은 암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4주 동안 주 2회 각각 75분씩 요가를 하거나 강의를 듣고 계속해서 혈액검사를 받도록 했다.
그 결과 요가를 한 그룹이 강의를 들은 그룹과 비교해 염증을 가리키는 표시의 수위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우리 자료에서는 요가가 암 생존자의 염증을 상당히 줄인다는 점이 드러난다"며 "의사들이 암 환자들에 대한 요가 처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카렌 머스티안 박사는 "의사들이 암 환자들에게 요가를 권하고 동네에서 요가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녀는 20년 전만 해도 암 환자들은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지금은 대부분의 의사가 운동을 권하고 있다며 "종양학자들도 같은 생각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암 생존 연구 분야의 권위자인 멜리사 허드슨 박사도 회의에서 "예전에는 '아프면 쉬어'였지만, 지금은 점점 더 많은 의사가 암 환자들에게도 '되도록 빨리"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역시 로체스터대학 의학센터가 제출한 두 번째 보고서는 요가가 신체 피로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으로, 60세 이상의 암 환자 173명이 실험에 참여했다.
이들 환자도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달 동안 매주 2회 75분씩 요가를 하거나 건강 관련 강의를 듣도록 한 결과, 요가를 들은 쪽이 피로감을 덜 느끼고 삶에 대한 질을 유지하는데 더 효과적이었다.
세 번째 보고서는 활동적인 암 환자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환자의 사망률과 비교해 5분의 1 정도 낮다는 내용이었다.
브라질의 '인스티투토 데 메디시나 인테그랄'의 쥐레마 텔레스 드 올리비에라 리마 박사 주도로 6년 동안 진행된 이 연구에는 브라질 암 환자 2천600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매주 5일 동안 하루에 최소 30분을 걷는 '활동형' 암 환자들과 별로 몸을 움직이지 않고 생활하는 '정주형' 암 환자들을 비교 관찰한 결과 180일 뒤 두 그룹의 생존율은 각각 90%와 74%였다.
암 환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장시간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것을 피하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리마 박사는 지적했다. 허드렛일이나 홈쇼핑도 도움이 된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