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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신분 훔쳐 4만달러 벼락치기 샤핑 ‘펑펑’

미국뉴스 | 사건/사고 | 2023-05-17 09:34:27

한인 신분 훔쳐 4만달러 벼락치기 샤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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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한인 신분도용 피해, 크레딧카드 몰래 발급

 

지난달 22일 토요일 저녁무렵 LA에 거주하는 70대 한인 이모씨의 셀폰 전화가 갑자기 먹통이 됐다. 전화 불통 상태는 일요일 오전에도 이어졌고, 참다 못한 이씨는 이날 오후 자신이 셀폰을 개설했던 올림픽가 A통신사 대리점을 찾았으나 직원은 이곳에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웨스턴과 윌셔에 있는 직영점에 가서 확인하라고 말할 뿐이었다.

 

서둘러 직영점에 간 이씨는 담당 직원으로부터 전날 오후 6시께 롱비치에 있는 또다른 A사 대리점에서 한 남성이 이씨의 신분증으로 매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 휴대전화 심카드를 교체했으며, 지난 한주새 비슷한 문제로 한인 고객 6명이 자신을 찾아 왔다는 말을 들었다.

 

이씨가 이날 저녁 A사의 사기담당 부서에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리는 동안 롱비치에 있는 한 유홀 트럭 렌트업소에서 “어제 렌트한 유홀 트럭을 왜 돌려 주지 않는냐”는 황당한 이메일을 받았다. 혹시나 해서 은행 어카운트를 확인했더니 이씨의 신분을 도용한 누군가가 크레딧카드를 발급받아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 홈디포에서 2만7,000달러, 로우스에서 1만3,000달러, 노드스트롬 백화점에서 300달러, 보석상에서 800달러 어치의 물건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는 그 다음날 LA경찰국(LAPD) 샌퍼낸도 밸리 경찰서를 찾아가 이같은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이어 문제가 발생한 롱비치 소재 A사 대리점을 방문했더니 매장 직원은 아시안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이씨의 이름이 들어간 ID로 심카드를 교체해 갔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을 뿐,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씨는 “다행이 유홀이나 소매업소는 제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 주었으나 며칠 동안 겪은 마음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한 셀폰 매장에서만 1주일 동안 6명이 유사한 피해를 입은 것은 업소측의 고객정보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겠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처럼 한인을 비롯해 시니어들 대상의 스캠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16일 LA 시의회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시니어 사기 인식의 날’ 결의안을 채택했다. 폴 크레코리언 시의장은 이날 발표한 결의안과 함께 ‘시니어 스캠 행위 근절 프로그램’(Stop Senior Scams Acting Program)의 아드리엔 오맨스키 디렉터에게 집중적인 스캠 사기 피해 대상이 되고 있는 시니어들에게 대비책을 교육시켜 줄 것을 당부했다.

 

오맨스키 디렉터에 따르면 시니어들이 입는 사기 피해는 전국적으로 한해 3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신고를 주저하거나, 신고 방법을 몰라 보고하지 않은 사기 금액을 합할 경우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오맨스키는 추정했다.

 

시니어 대상 사기 유형은 리조트나 휴가지를 싼 값에 이용하게 해주겠다는 거짓 약속, 기프트 카드를 줄테니 발급받을 수 있게 신상정보를 달라는 제안, 주차장에서 시니어가 운전하는 차량이 자신의 차에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 등 다양하다.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위조된 가족이나 친구의 목소리로 돈을 요구하는 사기도 발생한다. 오맨스키는 “사기 피해를 당했다면 주저말고 우리 단체를 찾아 와 상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영어가 서툰 한인 시니어들이 경찰서에 신고하거나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신도 스캠 사기를 당했다는 60대 최모씨는 “한인타운에 여러 봉사 단체가 있지만 스캠 사기 피해자를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단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단체든지 한인 노인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게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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