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쩍쩍 말라붙는 생명줄, 강물도 강제할당 시대

미국뉴스 | 사회 | 2023-04-13 08:20:11

쩍쩍 말라붙는 생명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가주 등 7개주 4천만명 식수원 활용

콜로라도강 가뭄에 수위 최저치

연방정부, 각 주에 사용제한 예고

 

 캘리포니아 오로빌 호수가 가뭄에 갈라진 모습. [로이터]
 캘리포니아 오로빌 호수가 가뭄에 갈라진 모습. [로이터]

‘마르지 않는 샘’ 같은 건 이제 없다. 강줄기가 마르면서 정부가 사용량을 할당해 주는 대로 지역별로 강물을 나눠 써야 한다. 콜로라도강을 둘러싸고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지구 온도를 끌어올린 인간이 치러야 할 가혹한 형벌이다.

 

20년 가뭄이 덮친 미국의 ‘생명줄’

 

11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콜로라도강을 수자원으로 쓰는 7개 주(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네바다, 콜로라도, 뉴멕시코, 유타, 와이오밍)의 강물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내놨다. 지난 1년간 콜로라도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조치에 대해 각 주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자 연방정부가 나서 강물 사용량을 강제 지정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에서 멕시코까지 2,334㎞에 걸쳐 흐르는 콜로라도강은 7개 주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4,000만 명의 상수원이자 2,428헥타르(735만 평)에 달하는 농지의 용수 공급원이면서 수력 발전소를 돌리는 에너지원으로도 쓰인다.

 

2000년 이후 20년 넘게 극심한 가뭄에 시달린 콜로라도강은 최근 몇 년 새 급격하게 수위가 낮아졌다. 강 중류에 있는 후버댐의 인공호수 미드호는 지난해 1930년 댐 건설 이후 최저 수위(317미터)를 찍었다.

 

11일 미 네바다주 볼더시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앞둔 연방정부 관계자들 뒤로 수위가 낮아진 미드호수가 보인다. AP 연합뉴스

 

바이든 정부의 ‘강물 할당’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콜로라도강에서 가장 많은 물을 끌어다 쓰는 최대 농업지역 캘리포니아에 ①물 사용 우선권을 주는 것과 ②우선권을 주지 않고 각 주에 사용량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이다.

 

①의 경우 캘리포니아 물 사정은 나아지겠지만, 나머지 지역은 사용량을 대폭 줄여야 한다. ②의 경우 캘리포니아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캘리포니아는 자체 물 감축안(현재 물 사용량의 20%를 감축)보다 심한 물 절약을 강요당하면 소송에 나서겠다는 입장까지 밝힌 상태다. 캘리포니아의 농작물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한데, 이는 세계 식량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미 정부는 다음 달 말까지 두 시나리오에 대한 각 주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올여름 대책을 최종 결정한다. 미국은 2024년까지 전국적으로 최소 200만 에이커 피트에 달하는 물 절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에이커 피트는 미국의 2, 3가구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주 정부의 물 사용을 강제로 제한하는 건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부담이다. 역사상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내년 대선을 앞두고 주 정부와 각을 세우면 악재가 될 수 있다. 지난해부터 각 주 정부에 자체적인 물 사용 제한 조치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주 정부들은 양보하지 않았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연방정부와 주 정부 사이 갈등 자체가 20년 가뭄에 시달린 미국의 고통스러운 딜레마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바이든 정부가 ‘양자택일’이란 정면돌파를 선택한 건 물 사정이 최악이기 때문이다. 온난화와 가뭄 탓에 ‘죽은 웅덩이’가 될 위기에 처한 콜로라도강을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 연방정부 내무부 산하 간척국의 카밀 칼림 국장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강 수위는 계속 감소하고 당장 4,000만 명의 물 공급이 위협받게 된다”고 말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주민 뜻 반영 않은 HOA 규정… 정부 법이 보호한다
주민 뜻 반영 않은 HOA 규정… 정부 법이 보호한다

‘주택 소유주 협회’(HOA·Homeowners’ Association) 주택의 외관과 단지 내 편의 시설 등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국적으로 운영된다.‘커뮤니티 협회’(Co

주택 단점 보완하고 장점 부각하는‘홈 스테이징’
주택 단점 보완하고 장점 부각하는‘홈 스테이징’

집을 팔 때‘홈 스테이징’(Home Staging)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홈 스테이징은 주택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는 일종의 판매 전략이다. 홈 스테이

객실예약 필요없어… 편의시설만 사용 ‘데이패스’ 인기
객실예약 필요없어… 편의시설만 사용 ‘데이패스’ 인기

부진한 호텔 수익 만회 전략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지 기분경험·가치’중시 수요와 맞아호텔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객실 예약 없이 편의 시설만 사용할 수 있는‘데이 패스’를 판매 호텔이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엠폭스 바이러스 테스트 장비 [로이터]  아프리카에서 확산 중인 변종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가 미국에서도 나왔다.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6일 최근 동

갈수록 치열해지는 UC 입학 경쟁…‘종합적 평가 방식’이해해야
갈수록 치열해지는 UC 입학 경쟁…‘종합적 평가 방식’이해해야

UC 대학은 많은 가주 학생들이 선호하는 공립대학이다. 타주에서도 입학을 원하는 학생이 많을 정도로 UC 대학 높은 교육 수준이 인정받고 있다. 각종 대학 순위에서 상위로 꼽히는

가볍지 않은 언어장애… 부모의 귀에서부터 시작한다?
가볍지 않은 언어장애… 부모의 귀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때만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유치원생 5세 아이를 둔 박모(40)씨는 지난해 가을, 아이를 나무랐던 일을“지금도 후회한다”고 했다. 아직도 기억이 선명한 그날은 아이가 하원

10명 중 7명은 근시… 소아·청소년 근시‘빨간불’
10명 중 7명은 근시… 소아·청소년 근시‘빨간불’

“영유아 검진에서 난시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안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다가 아이가 네 살 되던 때부터 안경을 썼거든요. 시력 발달 속도가 더뎌서 최근 검진을 해봤는데, 근시

신물 올라오는‘역류성 식도염’, 누울 때 왼쪽이 좋아
신물 올라오는‘역류성 식도염’, 누울 때 왼쪽이 좋아

저녁 식사를 후루룩 마친 뒤 곧바로 소파에 누워 TV나 스마트폰 등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음식물이 소화되기 전에 누우면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못하게 막는‘하부 식

“똑바로 눕지 못하겠어요”… 누우면 더 아픈‘급성 췌장염’
“똑바로 눕지 못하겠어요”… 누우면 더 아픈‘급성 췌장염’

주말 아침 체한 증상이 있던 30대 남성 K씨는 복통과 구역 증상이 심해 응급실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누워서 쉬려고 해도 등으로 뻗치는 통증 때문에 똑바로 누울 수도 없었다. 검

단백질 파우더·라면… 음식도 아닌 음식을 먹고 있다
단백질 파우더·라면… 음식도 아닌 음식을 먹고 있다

초가공식품의 역사와 현재거의 매일 마트에 간다. 식재료를 사기도 하지만 남들이 무엇을 사는지도 관찰한다. 특히 계산대에 줄을 서 있을 때가 좋은 기회다. 각자 선택이 매우 다양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