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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대해 돛 하나로”… 역사적 바닷길 뚫었다

미국뉴스 | 사회 | 2023-04-04 09:19:05

태평양 요트 원정대 1차 항해 고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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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요트 원정대 1차 항해 고난길

 

 태평양 횡단 원정대는 항해 도중 잊지 못할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세찬 파도가 일고 있는 망망대해 속에서도 수평선 너머로 지는 붉은 노을이 아름답기만 하다. [박상희 대원 촬영]
 태평양 횡단 원정대는 항해 도중 잊지 못할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세찬 파도가 일고 있는 망망대해 속에서도 수평선 너머로 지는 붉은 노을이 아름답기만 하다. [박상희 대원 촬영]

“거센 파도와 세찬 바람이 몰아칠 때는 생사를 건 도전으로, 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서 무풍지대를 통과할 때는 고독과 사투를 벌였습니다.”

 

뜻깊은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아 이민 선조들의 발자취를 거슬러 밟기 위한 담대한 태평양 요트 횡단 도전에 나선 한인 원정대 4인의 첫 항해는 수많은 난관을 헤친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원정대는 LA에서 호놀룰루까지 3,500여 마일의 대장정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을 헤쳐 나갔다. 지난달 4일 마리나 델 레이를 출발한지 하루만에 전기배선에 문제가 생겨 이튿날 샌디에고에 일시 기항해 3일을 대기해야 했다.

 

LA를 기준으로 남서쪽으로 내려오면서 북동쪽에서 불어오는 맞바람에 고전했고, 북위 25도 지점에 광범위하게 형성된 무풍지대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디젤 엔진을 거의 소모했다. 북위 19도에서 하와이쪽으로 서진할 때는 시속 40노트 이상의 거센 뒷바람과 세찬 파도로 요트의 롤링이 심해 악전고투를 벌였다.

 

박상희 대원은 “바다는 결코 인간의 도전을 쉽게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번 항해 과정에서 배운 교훈이라면 자연 앞에선 누구나 겸손하게 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원정대의 고난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거센 바람과 파도와 싸우는 과정에서 요트의 유일한 전기 공급원인 풍력 발전기의 날개가 부러져버린 것이다.

 

디젤 연료가 거의 바닥난 지난 2일 마우이에 근접한 원정대는 이 지역 하버 디스트릭트 매니저로 일하는 한인 3세 드웨인 성수 김씨의 도움으로 디젤 연료를 보충받아 위기를 면했다.

 

조셉 장 대원은 “김씨는 할아버지가 지난 1904년 두 번째로 하와이에서 도착한 이민 선조라고 자신을 소개했다”면서 “그는 언론 보도를 통해 우리 원정대의 태평양 횡단 소식을 잘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1차 기항지 하와이 호놀룰루를 향한 마지막 항해 길도 결코 수월하지 않았다. 2일 낮부터 하와이이 일원에 거센 비가 내려 원정대원들은 호놀룰루에 도착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도 유 대원은 “3월4일 출항 이후 4월1일이 돼서야 필리핀으로 향하는 화물선 한 척을 볼 수 있었다”면서 “넓고 넓은 태평양에서 돛 하나에 의지해 이민 120주년 원정대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가치있는 도전이었다”고 항해의 의미를 설명했다.

 

남편인 남진우 대장과 한 달 만에 해후한 스텔라 김씨(3가 초등학교 교사)는 “말못할 어려움이 많았을텐데도 가끔씩 하는 위성전화 통화에서 남편은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며 “대원들과 무사히 1차 항해를 마친 남편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원정대는 배 수리와 정비, 휴식을 마치는 대로 다음주 초쯤 호놀룰루를 출발, 괌 또는 사이판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인천까지 항해에 나선다. 남진우 대장은 “직장 복귀 문제로 4명의 대원 중에서 박상희 대원과 조셉 장 대원이 하선하기로 했다”면서 “하와이부터 인천까지 2차 항해에 함께 할 용감한 한인 요트맨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3일 1차 기항지인 호놀룰루에 무사히 도착한 원정대원들이 태극기와 미디어 후원사인 한국일보 사기를 들고 무사 항해를 자축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희 대원, 남진우 대장, 도 유 대원, 조셉 장 대원. [노세희 기자]
 3일 1차 기항지인 호놀룰루에 무사히 도착한 원정대원들이 태극기와 미디어 후원사인 한국일보 사기를 들고 무사 항해를 자축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희 대원, 남진우 대장, 도 유 대원, 조셉 장 대원. [노세희 기자]

 

“미주 한인 이민사회 큰 쾌거”

 

하와이 한인회 대대적 환영

“원정 대원들 자랑스러워…숙소 제공·이민사적 안내”

 

이민 120주년 기념 태평양 요트 횡단 원정대를 실은 이그나텔라호가 3일 호놀룰루에 무사히 도착하자 미주 이민사회의 원조인 하와이 한인사회는 원정대를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서대영 한인회장과 채수현 수석부회장, 제니 백 이사, 남영돈 이사장 등 하와이 한인회 관계자들은 주말인 지난 1일부터 한인회관에서 대책 모임을 갖고 환영 계획을 논의한 뒤 3일 오전 일찍부터 호놀룰루 알라와이 보트하버에 환영 플래카드와 태극기, 레이 등을 준비하고 나와 원정대를 맞이했다.

 

또 이날 저녁 하와이 한인회는 원정대원들을 위한 환영 만찬을 베풀었다. 환영만찬 행사에서 서대영 한인회장은 “쉽지 않은 도전임에도 미주 한인 이민사가 시작됐던 하와이까지 용감하게 항해한 원정대원 모두에게 깊은 찬사를 보낸다”고 원정대를 격려했다.

 

하와이 한인회 이사를 맡고 있는 있는 제니 백씨는 “원정대가 다시 인천으로 떠나기 전까지 편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숙소를 무료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정대는 입항 다음 날인 4일 오전 하와이 한인회 및 하와이 지역 이민 및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활동 관계자들의 안내로 사적지를 방문해 이번 항해의 목적과 의미를 보고할 계획이다.

 

LA 출신으로 하와이에 거주하고 있는 폴 장(전 남가주한국학원 이사장)씨는 “이민 120주년을 맞는 미주 한인사회의 큰 쾌거”라며 “부디 원정대가 최종 기착지인 인천까지 건강하게 항해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격려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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