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봉쇄로 3년간 中입국 막히고 미중 대립각에 관심도 줄어
전문가들 “젊은 세대 교류 단절로 양국 관계 악영향 우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중국의 국경 봉쇄 영향으로 중국에서 공부하는 미국인 학생이 9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이 다시 국경을 열었지만 미중 간 긴장 고조로 유학생 수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학계 교류 단절이 향후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도 제기된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와 국제교육원(IIE) 집계 결과 2020∼2021학년도에 중국으로 유학을 간 미국 학생은 382명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2019학년도의 약 1만2천명에서 거의 97% 감소한 수치다.
미국 학생들의 중국 유학이 정점에 달했던 2010∼2011학년도의 1만4천596명과 비교하면 거의 4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유학생 감소가 중국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2020∼2021학년도에 미국인 해외 유학생 수는 2년 전 대비 약 96% 줄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입국 제한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중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엄격한 국경봉쇄 정책을 더 장기간 유지해왔다
중국은 지난 1월 약 3년간의 국경 봉쇄를 해제했지만, 유학생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수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이 외국인의 입국을 다시 막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미중 간에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 자체가 식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대 상하이 캠퍼스의 캐머런 존슨 경영학 교수는 국경통제 재개에 대한 두려움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불신 확대로 미국 학생들이 중국 유학을 꺼리고 있다면서 "이곳의 미국인 학생 수가 당분간 눈에 띄게 늘어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FP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08년에는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희망적으로 봤고, 학술적 교류가 새로운 유대관계를 형성할 중요한 기회로 여겨지며 유학생 수도 급증했지만 이러한 낙관적 분위기는 이제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FP에 "오바마 정권 시절에는 미중 교류가 양국의 관계 유지 능력에 도움이 된다는 전반적인 낙관론이 있었으나 지금은 너무 먼 과거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유학 가는 중국인 학생 수도 마찬가지로 감소했다. 2020∼2021학년도에 미국 대학으로 유학 온 중국인 학생은 31만8천명으로 2년 전 대비 14% 줄었다.
2022년 상반기에 중국 국적자에게 발급한 미 학생비자 수는 코로나19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FP는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의심을 받고 적대적인 환경에 직면하는 등 미중 관계 악화가 양국 학생들의 교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인적 교류 감소가 향후 미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신냉전'으로 일컬어지는 지정학적 대결 구도가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양국 국민들 간의 직접적인 교류와 이를 통한 상호 이해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지만, 현실에서는 분열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윌슨센터 키신저 미중 연구소의 로버트 데일리 소장은 "우리가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의 정책과 정치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악순환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