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롱코비드 환자, 1년 후에도 역류·궤양 등 겪어"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이른바 '롱코비드'(Long COVID) 환자가 위장 장애를 겪을 위험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7일 보도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재향군인병원 지야드 알-알리 박사팀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롱코비드 환자들이 감염 1년 후에도 복통, 변비, 설사, 구토, 팽만감 등 위장 장애를 겪을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재향군인 건강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15만4천68명의 코로나19 환자 진료 기록과,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비슷한 연령의 다른 질환 환자 560만명의 진료 기록을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환자들은 감염 전에 없던 위장 장애를 장기간 겪을 위험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환자들보다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9천605명은 소화기 계통, 장, 췌장 또는 간에 영향을 미치는 장애를 겪었다.
가장 흔한 진단은 2천600명 이상에서 확인된 위 식도 역류 질환(GERD)과 소화성 궤양 질환 같은 위산 관련 위장 장애였다.
알-알리 박사는 "(롱코비드 환자들에게) 산 생성에 큰 불균형을 일으키는 어떤 조절 장애가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롱코비드 환자들은 또 변비, 복통, 설사 같은 소화기계 증상을 겪을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알리 박사는 분석 대상 코로나19 환자들은 백신이 2020년 3월 1일부터 백신이 널리 보급되기 전인 2021년 1월 15일 사이에 확진된 사람들이라며 이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백신을 맞은 사람들과는 후유증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뉴욕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 사우라브 메한드루 박사는 코로나가 장기적 위장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경로가 몇 가지 있다며 바이러스가 침투 때 이용하는 인체 단백질 '앤지오텐신전환효소2(ACE2)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소장 내벽에 ACE2가 많아 코로나바이러스가 직접 소화기계통에 침투하는 경로가 될 수 있고, 코로나19가 완치된 후에도 남아 있는 바이러스 조각들 때문에 환자 면역계가 계속 활성화돼 염증 관련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알-알리 박사는 롱코비드 환자 대부분은 위장 장애 외에도 여러 증상을 겪는데, 증상들이 매우 복잡해 한가지 메커니즘으로는 모두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초기 코로나 증상이 심할수록 장기 후유증 위험도 크고, 증상이 가벼워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사람보다는 위장 장애 위험이 크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알-알리 박사는 그러나 "위장 장애는 만성피로나 머리가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brain fog)처럼 치료가 어려운 다른 롱코비드 후유증과 달리 치료가 가능하다"며 위장 장애 대처에 낙관적 견해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