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한복판 지하철역 흑인 포함 20대 4명
최근 LA 한인타운에서 전철을 기다리던 한인 중년 남성이 갑작스러운 무차별 폭행을 당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혐오범죄의 일환으로 보고, 용의자 4명을 공개수배 했다.
한인 주민들을 포함한 지역 커뮤니티는 일요일 오후 시간에 사람도 많은 전철역 안에서 버젓이 혐오범죄를 기반한 무차별 폭행이 일어난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7시10분께 한인타운의 윌셔/웨스턴 스테이션에서 퍼플 라인 열차를 기다리던 한인 남성이 흑인이 포함된 20대 용의자 4명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는 한인 남성이다”며 “경찰은 현재 용의자들을 수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측은 피해자의 신원이 한인 남성인 것 이외에 추가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LAPD는 지난 3일 트위터를 통해 4명의 용의자가 찍힌 CCTV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흑인 남성을 포함한 20대들로 구성된 남성 용의자 4명이 사건 당일 어두운 계열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 피해자에게 접근해 갑작스럽게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고, 피해자가 의식을 잃게 만들었다. 피해자가 의식을 되찾자 이들은 피해자의 몸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와 피해자의 진술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폭행을 가하는 도중에 인종 차별 내용이 담긴 언어폭력도 시행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이번 폭행 사건을 증오범죄의 일환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피해자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용의자들은 저에게 도망갈 시간을 주지 않았다”며 “제가 플랫폼에 내려오자 마자 그들은 저에게 접근해 갑작스럽게 폭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폭행을 당한 후 정신을 차린 피해 남성은 유니언 역으로 향하는 다른 열차에 탑승했다. 그는 7가와 피게로아 역에서 내린 후, LAPD 경관들에게 자신이 당한 피해 사실에 대해 진술했다.
피해 남성은 폭행으로 인해 넘어지면서 생긴 부상으로 오른쪽 팔꿈치가 여전히 부어 있는 상태로, 머리와 다리에 통증이 있다고 말했다.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뒷모습이 공개된 피해자는 한 손에 지팡이를 짚은 채 다리를 절룩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피해자는 “폭행 사건 이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두려움을 느낀다”며 “경찰이 용의자들을 꼭 체포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방수사국(FBI)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벌어지는 증오범죄 건수는 2020년 8,263건, 2021년 7,262건 등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수치는 실제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LA 지역의 경우 해마다 꾸준히 증오범죄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지난해는 총 692건의 증오범죄가 발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380건, 2021년 596건 등으로 팬데믹 이후 LA에서 증오범죄 건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