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보고서… ‘도움 줄 사람 있다’ 응답은 4번째로 낮아
‘사람 믿는다’ 응답률 낮고, 정부·의회·언론 신뢰도 ‘바닥’
한국 국민이 스스로 인식하는 행복 수준이 10점 만점 중 6점을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한국시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정책 성과 및 동향 분석 기초연구'(김성아 외)에 따르면 갤럽월드폴(Gallup World Poll)의 한국 행복 수준은 10점 만점 중 6.11점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그리스(6.10점), 일본(6.09점). 멕시코(5.99점), 폴란드(5.98점), 콜롬비아(5.29점), 튀르키예(4.37점) 등 6개 국가였다.
가장 높은 나라는 핀란드(7.79점)였고, 덴마크(7.70점), 이스라엘(7.58점), 아이슬란드(7.56점), 스웨덴(7.44점)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과 영국은 각각 6.96점, 6.87점이었고 독일과 프랑스는 6.75점과 6.66점이었다.
한국보다 점수가 조금 높은 나라는 코스타리카(6.41점), 라트비아(6.35점), 헝가리(6.23점), 포르투갈(6.18점) 등이다.
행복 점수는 '바닥이 0점이고 꼭대기가 10점인 사다리를 상상하세요. 사다리 꼭대기는 최상의 상태를 의미하고, 바닥은 최악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사다리의 어느 단계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가 스스로 주는 점수다.
조사 기준 시점은 2021년인데, 벨기에와 룩셈부르크는 각각 2020년, 2019년이다.
보사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행복 점수는 2010년 6.12점에서 시작했으며, 2011년 6.95로 크게 높아진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5점대 후반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는 5.90점이었던 것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에는 5.79점으로 낮아졌고, 다시 2021년 상승했다.
갤럽월드폴은 '곤란한 상황에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친구나 친지가 있는지'도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 '없다'고 답변을 한 비율이 높을수록 사회적 고립도가 큰데, 한국은 이런 응답한 비율이 18.9%로 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높았다.
한국보다 고립도가 심한 나라는 콜롬비아(20.7%), 멕시코(22.1%), 튀르키예(26.4%) 3곳이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는 각각 15.0%로 한국보다 상황이 조금 나았다.
고립 정도가 낮은 국가 중에는 행복도가 높은 북유럽 국가들이 많았다. 아이슬란드(2.0%), 핀란드(3.0%), 슬로베니아(4.5%), 라트비아(4.6%) 등에서 도움을 줄 사람이 없다는 응답이 적은 편이었다.
국제조사기관 '월드 밸류 서베이'(world values survey·세계 가치 조사)의 7차 조사(2017~2022년) 결과를 보면,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사회적 자본 수준이 크게 낮은 편이었다.
일반적으로 사람을 믿는지에 대한 물음에 한국 응답자 중 32.9%가 믿는다고 답해 뉴질랜드(56.6%), 네덜란드(55.4%), 호주(48.5%), 캐나다(46.7%)보다 낮았다. 미국은 37.0%, 일본은 33.7%로 한국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정부와 단체, 언론에 대한 신뢰도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행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12.9%로 캐나다(80.6%), 멕시코(51.3%), 일본(50.0%), 네덜란드(46.1%), 뉴질랜드(44.2%) 등과 차이가 컸다. 17.4%인 미국보다도 낮았다.
의회에 대한 신뢰도는 14.2%(캐나다 69.6%·독일 31.1%·일본 38.9%),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13.7%(독일 69.4%·캐나다 54.9%·일본 26.6%·미국 26.8%)로 낮은 편이었다.
OECD는 주거, 소득과 부, 직업과 소득, 사회적 관계, 교육, 환경, 시민참여 등 24개 지표에 대해 회원국들의 '웰빙(well-being) 수준을 평가하는데, 한국은 기본시설이 없는 가구 비율, 주거 관련 지출 비중, 장기실업률, 교육성취, 학생 기술 수준, 대기의 질, 투표율, 기대여명, 야간보행안전감, 살인율 등의 지표에서 OECD 평균에 비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반면 1인당 방의 수, 순처분가능소득, 노동시장안전성, 고용률, 사회적 지지체계, 주관적 건강상태, 삶의 만족, 여가와 개인적 돌봄에 쓴 시간 등의 지표에서는 점수가 낮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