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갤런 물 뿌려 진화
북가주에서 프리웨이를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의 배터리에서 자연 발화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무려 6,000갤런에 가까운 물을 뿌려 진화했다.
29일 새크라멘토 메트로 소방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께 50번 프리웨이 동쪽 방향 구간을 주행하던 테슬라 모델S 승용차의 배터리 칸에서 저절로 불이 붙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국에 따르면 이 차량에서는 갑작스러운 연소 현상이 발생했고, 발화에 앞서 이상 징후는 감지되지 않았다.
이 화재로 모델S 차량은 금세 화염에 휩싸였고 당국은 소방차 2대, 급수차 1대, 사다리차 1대를 출동시켜 화재 진압에 나섰다. 소방관들은 불이 붙은 배터리를 냉각시키고 불길을 잡기 위해 리프트 장비를 활용해 차량을 들어 올린 뒤 물을 분사했다. 소방국은 “배터리가 계속 타면서 약 6,000갤런 물을 뿌려 진화했다”며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충돌사고를 당한 후 몇 주 동안 폐차장에 방치됐던 테슬라 자동차가 자동 발화, 소방국이 엄청난 물을 낭비하면서 화재를 진압한 사례도 주목을 받았었다. 지난해 6월 역시 새크라멘토 카운티의 랜초 콜도바 지역의 폐차장에 3주간 방치됐던 흰색 테슬라 모델 S 승용차가 자동 발화해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새크라멘토 소방국은 소방관들이 폐차장에 도착했을 때 테슬라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불을 끄려고 물을 퍼부을 때마다 오히려 배터리가 재점화됐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린 소방당국은 소방관들이 테슬라를 옆으로 눕히고 배터리에 직접 물을 부어봤지만 잔열 때문에 불이 다시 타올랐다고 전했다.
결국 소방관들은 땅에 구덩이를 파고 물을 채워 테슬라 배터리를 통째로 침수시키는 방법으로 1시간 만에 겨우 불을 끌 수 있었다.
소방관들은 테슬라에 붙은 불을 끄는 데만 무려 4,500갤런의 물을 사용했는데, 이는 불붙은 건물 한 채를 진화하는데 쓰이는 정도의 엄청난 분량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화재는 개솔린차나 디젤차 등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진화가 어렵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화재가 발생하면 물을 뿌려 진압이 가능하지만, 배터리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의 경우에는 ‘열폭주’ 현상으로 진화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한 전기차의 경우 불이 났을 때 일산화탄소, 시안화수소 같은 치명적 독성가스를 포함해 100가지가 넘는 유기화학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 차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