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정당 따라 양극화
미국인 과반이 내년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 전망에 관한 견해는 지지 정당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에 미국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물음에 52%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반면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25%에 그쳤다.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8%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3∼7일 미 전역의 등록 유권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2.5%포인트다. ‘경제 비관론’은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가장 강했다고 WSJ은 전했다. 공화당 지지자의 83%가 내년 경제 악화를 예상했으나,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민주당 지지자는 22%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를 수행한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 존 앤절로니는 “미국인들의 경제 진단이 당파적으로 갈라졌다”며 “만약 공화당 대통령이었다면 반대의 결과가 나왔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연령대로 보면 젊은 유권자들이 경제에 대해 더욱 비관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18∼34세 응답자 10명 중 6명이 내년 경제 악화를 예상했으나,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42%만이 경제 악화를 내다봤다.
‘미국 경제의 힘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물음에는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답변(67%)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답변(32%)보다 두 배 이상 많았고, ‘미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에도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65%)고 평가한 응답자가 3분의 2에 가까웠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해서는 부정 평가(40%)가 긍정 평가(36%)보다 많았다.
설문에 응한 전직 보이스카우트 임원 데이비드 레니(61)는 WSJ에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꽤 커다란 침체일 수 있다”라며 “금리가 하늘로 치솟으면서 우리 모두를 쓰러뜨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