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김치 먹고 살 50kg 뺀 미국인 셀럽 "도와준 한인 할머니 땡큐"

미국뉴스 | 사회 | 2022-11-14 08:48:46

김치 먹고 살 50kg 뺀 미국인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넌 너무 뚱뚱해" 빵집 꾸중서 시작한 인연…한식 식단으로 환골탈태

미주한인위원회 공로상 수상…"서울→부산 마라톤 캠페인 하고 싶어"

 

김치를 담그는 아프리카 윤[블랙유니콘 제공. ]
김치를 담그는 아프리카 윤[블랙유니콘 제공. ]

"할머니를 다시 만나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꼭 말하고 싶어요. 할머니의 가르침이 제 인생을 바꿨고, 이젠 제가 다른 사람의 인생이 변화하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미국 내 한인 단체 미주한인위원회(CKA)로부터 공로상을 받은 아프리카 윤(44)은 지난 12일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15년 전 가을 한인 할머니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작가, TV쇼 진행자, 사회활동가 등으로 유명세를 치르던 때다.

"넌 너무 뚱뚱해"(You're too fat)

 

뉴저지의 한 빵집에서 버터크림 빵을 시식한 뒤 여섯 봉지를 사려던 찰나에 그의 뒤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윤은 당황해서 뒤를 돌아봤고, 트렌치코트 차림의 할머니가 서 있었다. 할머니는 윤이 들고 있던 빵을 빵집 주인에게 다시 돌려줬다.

어른을 공경해야 하는 아프리카 문화권에서 자란 카메룬계 미국인 윤은 할머니에게 대들지 않았다. 대신 "저는 뭘 먹으라는 건가요"라고 물었고, 할머니는 "한국 음식, 한식이 최고지"라고 답했다.

 

아프리카 윤(왼쪽)과 한인 할머니아프리카 윤과 한인 할머니의 일화를 토대로 한 출판사 홍보 동영상 일부. [파람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렇게 시작된 인연은 할머니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기 전까지 1년간 이어졌다. 두 사람은 일요일마다 한인 마트인 H 마트에서 한식 식자재 위주로 장보기를 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으로 고도 비만 상태였던 윤은 할머니의 조언대로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에 채소 반찬 중심으로 식단을 바꾸고 매일 꾸준히 운동했다. 114㎏이던 몸무게는 첫 달에 13㎏이 빠졌고, 1년 뒤 50㎏이 빠졌다.

한국계 미국인과 결혼해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65∼68㎏의 체중을 유지한다.

윤은 "쌍둥이를 낳고 갑상선 항진증 진단을 받았을 때는 건강이 좋지 않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그때도 한식과 함께 한 덕분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사회에서는 김치는 '슈퍼푸드'로 통한다.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고 살도 빠질 수 있다고 알려졌다"며 김치 예찬론을 펼쳤다.

한식 중에서는 김치와 미역국을 가장 좋아하며, 김치 중엔 배추김치가 제일 맛있다고 했다.

특히 윤은 시어머니로부터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운 뒤로는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는다.

 

할머니와의 만남 덕분에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그는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여긴다. 1년간 할머니와 장보기를 했지만, 할머니가 한인이라는 것만 알 뿐 나이와 사는 곳, 연락처는 모른다. 이름은 '김수'로 알고 있으나 정확하지는 않다.

대신 할머니로부터 받은 사랑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문화 엔터테인먼트 기업 블랙유니콘을 설립해 한국을 알리고 있고, 온라인 커뮤니티 '코리안 쿠킹 프렌즈'를 운영하며 한식을 주제로 사람들과 소통한다.

지난해 10월엔 주미한국대사관과 한식진흥원 등이 주최한 'K푸드 비디오 콘테스트'에서 김치를 주제로 한 영상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한복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고, 한국인 입양아 심리 치료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미주한인위원회는 한국인이 아닌 그를 올해 '임브레이스 유니티 상'(Embrace Unity Award)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의 활동이 민족과 인종 간 경계를 넘어 미국 사회에 기여하고 한인의 위상을 높였다고 본 것이다.

윤은 "미국에서도 한인이 많은 지역에서 자랐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한인들과 자주 어울렸다"며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한인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상까지 받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6살이던 1984년 카메룬 어린이 대표로 유엔 총회에서 연설해 유명 인사가 됐다. 10대 시절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인식 제고 활동으로 이탈리아 '골든 그랄 어워드'에서 인도주의상을 받았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뒤엔 뉴욕에서 시카고까지 두 달간 3천200㎞를 달린 '아프리카 101 프로젝트'로 오프라 윈프리 쇼에 초대된 적도 있다.

한식 및 한국 문화에 관한 경험담을 비롯해 우여곡절이 담긴 삶을 풀어낸 첫 책 '더 코리안'은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됐고, 국내에서는 최근 '우연하고도 사소한 기적'(파람북)이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다.

윤은 "앞으로도 한국 문화를 알리고 다른 문화와 연결하는 역할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마라톤 캠페인을 하고 싶다. 길 위에서 김치를 먹는 퍼포먼스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 윤의 남편과 세 아이[블랙유니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프리카 윤의 남편과 세 아이[블랙유니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구글, 은행처럼 규제…‘연방 차원’ 감독 검토

연방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이 구글을 은행처럼 연방 차원의 감독 대상에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 보도했다. CFPB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교황, 이스라엘 가자전쟁 ‘제노사이드’인지 조사해야
교황, 이스라엘 가자전쟁 ‘제노사이드’인지 조사해야

교황 출간 예정 새책 발췌   프란치스코 교황이 곧 출간될 새 책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가자전쟁이‘집단학살’인지 조사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프

의회 무력화·관료 숙청 ‘워싱턴 파괴’…“트럼프 사익 추구” 비판
의회 무력화·관료 숙청 ‘워싱턴 파괴’…“트럼프 사익 추구” 비판

미 제도 정치 재편 작업 속도전상원 공화당에 ‘휴회 임명’ 압박 패스트푸드를‘독극물’에 비교했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가 인사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러 “3차대전 일어날 수 있다” 경고

우크라이나전 새 국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 내부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했다는 보도로 북한군 파병에 이어 사태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

LA 한인 100만달러짜리 복권 ‘횡재’

LA 다운타운서 구입스크래치 복권 당첨 남가주에 거주하는 한인이 LA 다운타운 편의점에서 구입한 스크래치 복권으로 100만 달러에 당첨되는 행운을 거머쥔 것으로 전해졌다.캘리포니아

"손주 돌보려고 이사"…일부주 인구까지 늘린 '조부모 육아'
"손주 돌보려고 이사"…일부주 인구까지 늘린 '조부모 육아'

플로리다·텍사스 등 남부, 청년층 이어 노년층 인구도 증가 맞벌이 가족 증가로 조부모의 도움을 받아 양육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선 손주를 돌보기 위한 조부모들의 이사

온전재무, 24일 자산관리 세미나
온전재무, 24일 자산관리 세미나

24일 2시, 스와니 에벤 실버타운사업주와 부동산 투자자 세미나 온전재무(OnGen Finance)는 24일 오후 2시 스와니 소재 에벤 실버타운에서 사업주와 부동산 투자자를 위한

연말 시즌, 어떤 술이 건강에 이로울까?
연말 시즌, 어떤 술이 건강에 이로울까?

맥주 마시는 것이 와인, 리커 보다 안좋아 일주일 뒤면 추수감사절이고 연말 할리데이 시즌을 맞아 음주자들은 잦은 술자리를 갖게 된다.술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며, 어떤 술을 선택하느

주정부,1인당 최대 6,500달러 교육비 지원
주정부,1인당 최대 6,500달러 교육비 지원

프라미스 장학금 프로그램 승인가구소득 연방빈곤선 400%이하  사립학교 재학생을 포함해 일정 자격을 갖춘 학생에게 최대  6,500달러의 교육비를 공적자금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퀸 하우스, 40년째 기부 프로젝트 이어가
퀸 하우스, 40년째 기부 프로젝트 이어가

푸드 박스 및 기프트 카드 제공19일부터 22일까지 수령 가능 비영리 단체인 로렌스빌의 퀸 하우스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프로젝트를 40년 동안 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