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숨진 미군 참전용사의 유해가 72년만에 확인됐다고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이 12일 밝혔다.
DPAA에 따르면 최근 분석 작업 결과 전사자 유해 가운데 텍사스주 포트워스 출신 토미 T. 행크스 상병의 신원이 확인됐다.
1950년 6·25 전쟁 발발 직후 27세의 젊은 나이로 한국에 파병된 행크스 상병은 미8군 25보병사단 24보병연대 2대대 E중대에 배속됐으며, 그해 11월 26일 북한 청천강 유역인 안주 부근에서 해당 부대가 철수 작전을 진행하는 동안 실종됐다.
당시 전투가 끝난 후에도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북한 인민군에 전쟁포로(POW)로 잡혔다는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고 DPAA는 설명했다. 미군은 휴전협정 후 3년이 지난 1956년 1월 16일 행크스 상병을 '수습 불가'로 분류했다.
현재 행크스 상병은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미 국립 태평양 국립묘지의 기념비의 실종 장병 명단에 올라 있으며, 곧 이름 옆에 유해가 확인됐음을 알리는 장미 리본 모양의 표식이 붙을 예정이다.
DPAA는 "행크스 상병은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행크스 상병의 유해는 2018년 7월 27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넘겨받은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 가운데서 나왔다.
이후 미군은 하와이주 오아후섬 진주만 히캄 기지에 위치한 DPAA에서 유전자(DNA) 감식 등 작업을 벌여 왔으며, 신원이 확인된 일부 유해를 가족 곁으로 보내 안장시킨 바 있다.
작년에도 장진호전투 때 숨진 윌리엄 E.캐벤더 병장(사망 당시 20세)의 신원이 확인, 고향 미시건주에서 그를 기다리던 팔순의 여동생들이 유해를 맞이한 바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3년여간 이어진 한국전쟁 기간 미군 약 3만3천명이 숨졌으며, 7천500명이 넘는 미군 장병의 행방이 한국전쟁 이후 묘연한 상태라고 전했다.
DPAA는 꾸준히 유해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많은 경우 여러 사망자의 유골이 뒤섞여있는 등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WP는 "현재 미국에서는 '잊힌 전쟁'이 됐고, 참전 용사들은 파병 복무에 대한 평가가 해외보다 낮다는 점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