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에 문제 발생 시 대처 방법은
사회생활에서의 규칙을 숙지할 수 있도록 돕기
문제 발생 시 쉬쉬하며 숨기기보다 전문가와 함께 해결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아’(Problem Child)로 낙인찍히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다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해 부모를 당황하게 만들 수가 있다.
아이가 학교에서 급우와 싸움을 했다거나,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한다거나, 상습적으로 숙제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부적절한 행동을 했을 경우 학교로부터 연락을 받고 노심초사하게 된다.
특히 미국 학교 규칙이나 시스템을 정확히 모르는 부모라면 전화 한 통화만으로 불안감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든지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실제로 내 아이가 이런 상황의 중심에 서 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은지 교육 전문가들이 말하는 조언을 알아본다.
■학칙을 숙지하도록 돕기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그만큼 다양한 일이 벌어지는 곳이 학교다. 자녀들이 학교 생활을 더 잘 하는가 알려면 학부모들이 학교의 학칙(student discipline policy)에 대해 숙지 할 필요가 있다.
흔한 것이 아이들과의 싸움이다. 말로 하는 것도 있고, 신체적 접촉이 있을 수도 있다. 단순한 말싸움이라도 심각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상황이 있다. 상대방 인종, 종교 등을 비하하거나, 이와 관련 심한 욕을 하는 것은 안된다. .
신체적 접촉 역시 단순히 상대방을 미는 것과, 주먹질 등 완력을 행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미국 초중고 학교에서는 남을 때렸거나 때리려고 시도한 경우에도 정학(suspension) 등의 엄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징계만으로는 행동이 고쳐지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카운슬링을 받을 수도 있다. 개인 또는 학교 기물에 관한 것도 있다. 다른 학생의 연필이나 책 등을 동의 없이 가져갔다면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반드시 물어보고 허락을 얻어야 한다. 학교 기물 파손의 경우도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학칙 위반시 징계절차는
사안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학칙에 의거한다. 초등학교의 경우 심각한 일이 아니라면 교사가 일단 학생에게 주의를 주거나, 학부모에게 이메일이나 가정통신문을 보내 학교에서 발생한 일을 알려주고 면담을 요청한다.
하지만 학생이 저지른 사고가 단순한 주의 차원으로 마무리될 없을 정도로 크다면 경우에 따라 정학이나 심지어 퇴학도 가능하다.
학생에 대한 징계나 처벌 수위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엄격해 진다.
초등학교에서는 주의 정도로 마무리될 수 있는 일도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는 더 심한 처벌이 뒤따를 수 있다는 말이다.
■문제아 딱지는 절대 금물이다
많은 부모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아무 생각 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아이가 문제아라고 떠벌리는 것이다. 특히 아이 앞에서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애가 말을 안들어서 힘들다는 식으로 망신을 주면 아이는 진짜 문제아가 되기 십상이다.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고 그 아이가 나쁜 아이는 아니다. 행동 자체가 나쁜 것이지 사람이 나쁜게 아니라는 얘기다.
■기대치를 낮추지 말자
아이의 행동에 관한 기대치를 너무 낮게 잡을 경우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가능하면 기대치를 높게 잡고 그릇된 행동을 보이는 것은 그냥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대화로 자녀 행동을 이해하기
어린이들이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나이가 어릴수록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아이일수록 어른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 한다.
아이가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화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때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같은 행동을 부모가 이해한다고 행동 자체를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관심을 갖고 말을 들어주면 아이는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생각과 감정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과 함께 해결하자
한인부모들의 경우 자녀의 문제에 대해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 수치심과 더불어 체면을 세우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보다 내 아이를 살리는 게 백배 더 중요하다. 아이의 행동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교육 및 심리 전문가 뿐만 아니라 담임선생이나 가정교사, 베이비시터 등 아이와 자주 접촉하는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고 문제 해결을 위해 협조를 요청한다.
<박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