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일본 등 외국 정상들 애도·위로 성명
해외 언론, 홈페이지 상단에 속보면 실시간 업데이트
해외 동포들도 안타까운 심정…SNS에 메시지 쏟아져
핼러윈을 이틀 앞둔 29일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대형 압사 참사가 발생한 데 대해 각국 정상부터 해외 주요 언론, 일반인들까지 충격 속에 깊은 슬픔과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주요국 정상은 애도와 지원 의사를 전했고, 주요 언론 매체는 홈페이지에 특집·속보면을 편성해 이번 사고와 관련한 소식을 계속해서 실시간으로 타전하고 있다.
해외 동포들도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내고 있으며, 소셜미디어에도 글과 사진, 영상 등이 쏟아지고 있다.
◇ 각국 정상들 "한국인들과 함께하겠다"…애도와 지원의사 표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질과 나는 서울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면서 "우리는 한국인들과 함께 슬퍼하고 부상자들이 조속히 쾌유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트위터를 통해 조의를 표시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이를 생각하며 다친 이들이 신속히 회복하기를 바란다"며 "미국은 한국이 필요한 어떤 지원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최근 취임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서 "우리의 생각은 이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마주한 모든 한국인과 현재 (참사에) 대응하는 이들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트위터에서 "서울에서 있었던 비극적 사건으로 우리모두 충격에 빠졌다. 수많은 희생자와 유족에게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이태원에서 일어난 비극에 한국 국민과 서울 주민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보낸다"면서 "프랑스는 여러분 곁에 있겠다"고 썼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서울 중심부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우리는 이 힘든 순간에 한국 국민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참사 희생자 가족과 친구들에게 가장 깊은 애도를 보낸다"라고 썼고,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이번 참사에 충격을 표시하고 "사상자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도 일본 외무성을 통해 발표한 글에서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매우 참혹한 사고로 젊은이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귀중한 생명을 잃은 것에 큰 충격을 받았고 매우 슬프다"며 "일본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희생되신 분들과 유족에게 마음으로부터 애도의 뜻을 표한다. 이렇게 곤란할 때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연대의 뜻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 해외 언론, 홈페이지에 속보면 운영…기사 쏟아내
미국 CNN·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영국 BBC·가디언 등 해외 주요 언론은 이번 참사를 라이브(live)면을 홈페이지 상단에 띄우고 관련 기사를 지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들 언론은 사고 소식 자체부터 한국 구조당국 발표, 사고 전후의 현장 분위기, 전문가 진단 등을 전하는 기사를 잇따라 타전하면서 이번 참사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목격자 증언과 실종자 사연을 전하는가 하면,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이 어떤 지역인지, 이번 사고가 일어난 배경은 무엇이었는지 등도 짚었다.
지난 1일 인도네시아의 한 축구장에서 경찰이 팬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최소 130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발생한 대형 압사사고라는 점도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19 장기화로 3년 만에 제한 없이 바깥활동이 가능했고, 사고가 일어난 곳이 좁은 길로 위험했다는 점, 현장이 '통제 불능' 상태였다는 점 등을 거론했다.
CNN의 윌 리플리 기자는 3년 만에 코로나19 관련 제한이 없는 첫 핼러윈 행사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제 답변이 없는 큰 질문은 '왜', 그리고 '다른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WP는 이번 비극의 원인이 여전히 조사 중이지만, 현장 영상을 보면 좁은 거리와 골목길이 몰려드는 인파의 규모를 감당할 수 없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 해외 동포들도 애타는 심정…소셜미디어에도 메시지 쏟아져
미국 한인 사회도 뉴스를 지켜보면서 충격과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캘리포니아주 주요 한인타운 중 한 곳인 플러튼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다들 남 일 같지 않아서 온종일 이곳 한인사회에서도 이태원 참사를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윤모 씨는 "너무 충격적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가 외국인들이 많은 이태원에서 일어났고 핼러윈을 기념하는 분위기였던 만큼 실제로도 외국인 피해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가운데 최소 19명이 외국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 거주 6년차로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스페인인은 WP에 "너무 붐벼 거의 움직일 수가 없었다"라며 "핼러윈 분장으로 경찰 차림을 한 사람도 많아 혼란이 컸다"고 WP에 전하기도 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도 이번 비극을 전하는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참사 직전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거리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으며, 사고 후에는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거나 슬픔을 표시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 트위터 사용자는 "나의 삼촌이 8시께 이태원에서 사진을 올리고 나서 연락이 안 되고 있다. 누가 보신 분이 있느냐"는 글을 올렸다가 2시간가량 뒤에 "그는 무사하다고 한다. 모두 감사하다"라고 다시 썼다.
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참사 소식을 공유하면서 애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