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 폐지·달러 강세에 한국방문 급증
연말 한국행 항공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한국 입국시 코로나19 의무 검사 제도가 완전 폐지된 데다 달러화 강세로 여행 경비에 여유가 생기자 한국 방문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한 탓이다.
이번 달 출발하는 항공권은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이고, 비성수기임에도 11월 항공권 가격은 1,500달러선에 육박하고 있으며, 12월 겨울방학 극성수기의 항공료는 3,000달러까지 올라 있는 상황이다.
한국행 러시로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 예매 속도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한국행 항공료는 더욱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12월 겨울방학을 이용해 한국 방문길에 나서는 한인들에게 급등한 항공권 가격은 애물단지가 되어 가고 있다.
18일 한인 여행업계에 따르면 업체별로 정도에 차이만 있을 뿐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을 정도’로 한국행 항공권 판매와 예약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행 방문 러시’ 배경에는 한국 정부의 방역 해제와 ‘킹달러’로 불리는 달러화 강세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입국 1일차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를 해제했다. 한국 입국 관련 코로나19 검사 조치는 2년9개월 만에 모두 없어진 셈이다. 여기에 초강세 달러의 원달러 환율 현황도 한인들의 한국 방문 여행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한국 방문 수요의 급증은 항공권 가격을 끌어 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인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항공권은 이미 판매가 완료된 상황이다. 11월은 비성수기 기간이지만 일부 주중에 한해 1,350달러대에 한국행 항공권 구입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항공권은 1,400~1,500달러 가격대에서 판매되고 있다.
연말 항공권 가격은 12월 겨울방학 시즌을 중심으로 정점을 찍고 있다. 겨울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2월16일에 LA를 출발해서 같은 달 31일에 돌아오는 항공권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권 가격은 2,500~3,000달러대에 형성되어 있다.
일부 시점의 경우 3,000달러를 넘어 3,100달러에 육박할 정도다. 오는 29일부터 LA취항에 나서는 에어프레미아의 항공권 가격도 같은 기간에 2,100~2,200달러대에서 판매되고 있다.
태양여행사 써니 최 대표는 “예전에 비해 성수기의 기간이 더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 PCR 검사 해제와 고환율이 더해져 한국행 여행 수요가 급등했다”며 “이미 3,000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라 연말 한국 여행 계획이 있다면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마음으로 서둘러 구매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한국행 항공 수요가 더욱 늘 것을 감안하고 내년 출발 항공권을 싼 가격에 미리 사두려는 얼리버드(early bird)형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한국행 항공 수요가 늘면서 극성수기 예매를 서둘러 하면서 좌석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아예 내년 3월 출발 항공권을 미리 예매하는 한인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적 항공사가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어난 상황임에도 연말 항공권 급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좌석 수 공급이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행 항공 수요가 늘고 있지만 국적 항공사들의 운항 회복세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항공 수요와 좌석 공급의 ‘미스 매치’가 발생한 탓이다.
국적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LA 노선을 비롯해 미주 전체 노선의 운항 회복은 예전 수준의 70%에 그치고 있다”며 “항공 수요가 지속해서 늘면 내년 3월엔 예전 수준으로 완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