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에 억장 무너져"…사우스캐롤라이나도 비상사태 선포
플로리다서 최소 25명 숨져…바이든 "미국의 위기"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이언이 30일 동부 해안에서 다시 세력을 키워 북상하면서 미국 정부의 대응도 긴박해지고 있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허리케인 이언은 이날 오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상륙할 예정이다.
허리케인 이언은 앞서 전날 오전 역대 5번째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플로리다 서남부로 상륙한 뒤 반도를 관통하면서 열대 폭풍으로 세력이 잦아들었으나 바다에서 다시 허리케인급으로 규모를 키우면서 최대 시속 140km의 강풍으로 해안가를 위협하고 있다.
이언은 이날 밤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다시 상륙한 뒤 노스캐롤라이나를 거쳐 10월 1일 밤 서부 노스캐롤라이나 또는 버지니아에서 소멸할 예정이라고 미국 허리케인센터가 전망했다.
허리케인은 위력에 따라 1∼5등급으로 분류한다. 현재 이언은 제일 낮은 1등급이지만 강풍과 많은 비를 동반하고 있어 재난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허리케인 이언이 사우스캐롤리이나로 접근하면서 노스캐롤라이나 동부와 버지니아주 남동부에는 토네이도 경보가 내리기도 했다.
허리케인센터는 "생명을 위협하는 홍수, 폭풍 해일, 강풍"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밤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토안보부(DHS)와 재난관리청(FEMA)에 구호 활동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또 이날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통화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디엔 크리스웰 FEMA 청장으로부터 현장 상황을 보고받고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정부 대응을 브리핑하면서 "매 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생명을 구하고 생존자들을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플로리다의 피해 상황에 대해 "미국의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며 "플로리다만의 위기가 아니라 미국의 위기다. 플로리다 주민들이 겪는 고통을 알고 있고 그들과 함께하고 있으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직 공식 피해 집계는 없지만 플로리다에서 지금까지 최소 25명이 사망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하지만 피해 지역에서 가가호호 방문하며 구조·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라 사망자 집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주택 수백 채가 침수되거나 바다로 휩쓸렸으며 플로리다 약 220만 가구에 전기가 끊기는 등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이번 피해를 플로리다주의 '500년 역사상 가장 큰 피해'로 규정한 뒤 "앞으로 며칠, 수주 간의 긴급 조치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허리케인 이전으로 재건하려면 수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로리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미 동남부를 관할하는 한국 애틀랜타총영사관은 교민들과 비상 연락망을 유지하며 대비하고 있다.
이 지역의 한인 인구는 플로리다 5만명(허리케인 피해 지역 2만5천명), 조지아 10만∼15만명, 사우스캐롤라이나 1만명, 노스캐롤라이나 4만3천명이며 아직 접수된 인명피해는 없다고 박윤주 애틀랜타 총영사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