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에서 34년 전 발생한 뺑소니 사망사건의 피해자와 범인의 신원이 첨단 DNA 분석 기법을 통해 확인됐다고 CBS방송 등 언론이 6일 보도했다.
미국에서 미제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범인 모두의 신원을 DNA 추적 기법으로 확인한 첫 사례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경찰과 FBI는 이날 법유전 계보학을 통해 34년 전 발생한 뺑소니 사망사건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1988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지아주 데이드 카운티의 한 고속도로변에서 신원 미상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됐을 때 이미 너무 심하게 부패해 그가 여성이고, 뺑소니 교통사고로 숨졌을 것이라는 정도만 파악됐다.
현장에서 가해자의 것으로 보이는 DNA가 발견됐지만 수사는 더는 진척되지 못해 결국 미제사건으로 분류됐다.
2005년 이 여성의 DNA는 '제인 도'(신원 미상의 여성을 지칭하는 가상의 이름)로 미국 수사당국의 실종자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전자 분석 기법은 장족의 발전을 이뤘고, 가족이나 친척의 DNA와 비교해 신원을 밝히는 법유전 계보학 기법도 개발됐다.
결국 올해 3월 조지아주 경찰과 FBI의 합동 수사를 통해 희생자의 신원이 드러났다.
시신은 1989년 실종 신고된 스테이시 린 차호르스키(사망 당시 19세)였다.
FBI는 시신의 DNA와 차호르스키 가족의 DNA를 비교 분석해 신원을 확정할 수 있었다.
수개월 만에 뺑소니 가해자의 신원도 파악됐다. 이 역시 현장에서 발견된 DNA와 그 가족의 DNA와 대조한 결과였다.
범인은 트럭 운전사이자 스턴트맨으로도 활동한 헨리 패트릭 와이즈였다.
그는 이미 1999년 자동차 스턴트를 촬영하다 사고로 숨진 상태였다. 그는 여러 주에서 폭력, 절도, 경찰관 공무집행 방해 등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FBI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의 신원을 DNA 분석으로 밝힌 첫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의 DNA로 신원을 파악하는 법유전 계보학은 작은 나뭇가지에서 출발해 나무의 몸통까지 찾아가는 과정과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