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법원서 이미 살인혐의 유죄선고 …"희생자에 죄송" 사과 불구 중형
조지아주에서 조깅하던 흑인 청년을 쫓아가 총으로 살해한 백인 부자에게 주 법원에 이어 연방법원도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8일 AJC에 따르면 연방법원 조지아지원은 이날 증오범죄 및 불법무기 소지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그레고리 맥마이클(66)과 아들 트래비스(35)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연방 교도소에는 가석방이 없기 때문에 이들 부자는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이들 부자는 앞서 지난 1월 조지아주 글린 카운티 법원에서 살인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2월 25세 흑인 청년 아머드 아버리를 연쇄 절도사건 연루자로 의심하고 트럭으로 5분간 추격한 뒤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다.
그러나 아버리는 단순히 조깅을 하고 있었던 것뿐이었으며, 범죄에 연루됐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 부자는 사건 발생 70여 일이 지나도록 체포되지 않았으나, 총격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범죄가 드러나 미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특히 아버리의 죽음은 같은 해 발생했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맞물려 미국 전역에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 증오범죄 방지법은 인종, 성별, 국적 등을 이유로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가중처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조지아주는 아버리 사건 이후 증오범죄 방지법이 제정돼, 이들 부자는 주 법원에서 이 법으로 처벌받지 않았다.
미국 연방법원의 증오범죄 유죄판결은 아버리 사건이 법적으로도 인종차별 범죄라는 결론이 난 데 의미가 있다.
피고인 그레고리 맥마이클은 선고에 앞서 아버리의 유족들에게 "내가 어떤 말을 해도 여러분이 겪은 슬픔을 치유하지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날 일어난 일은 악의적으로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아버리의 유족은 맥마이클 부자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버리의 어머니인 완다 쿠퍼 존스는 그레그 맥마이클에게 "당신은 감옥을 통해서라도 아들과 연락할 수 있지만, 내 아들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