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동성 간 결혼의 효력을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결혼존중 법안'이 19일 하원에서 찬성 267표 반대 157표로 통과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해당 법안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동성혼의 효력을 인정하는 내용이다. 이에 더해 누구도 인종이나 성별, 종족 등을 이유로 결혼의 효력을 부정해선 안 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에선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인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달 24일 낙태권 보장 판례를 폐기하면서, 동성애와 동성혼, 피임 등 다른 기본권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런 가운데 추진된 이 법안에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은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공화당 하원의원 가운데 47명도 법안 통과를 거들었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민주당의 제럴드 내들러 하원의원은 "우리에게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서, 공화당 다수인 주의회가 성소수자(LGBTQ)와 타인종 부부의 권리를 제한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공화당 소속으로 법안에 찬성표를 낸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도 "이성애자 부부들과 마찬가지로 행복하든 불행하든 동성 부부가 결혼하고 싶다면 그럴 권리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상 미국 전역에서 동성 결혼이 허용된 상황에서 이날 처리한 법안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화당 마이크 존슨 의원은 "하등 쓸모가 없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돈 베이컨 하원의원도 "각자 방식대로 살아갈 권리가 이미 모두에게 있다"며 "찬성표 쪽으로 기울어지긴 했지만, 이번 표결은 그저 공화당 갈라치기 시도"라고 주장했다.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지도 미지수다. 하원은 다수당인 민주당 의석수가 공화당을 근소하게 앞서지만, 상원은 50대 50으로 팽팽한 동률을 이루고 있다.
공화당은 동성혼 관련 법을 연방법이 아니라 각 주(州)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