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권 지지’ 가톨릭 정치인에 “일을 해결하는 것은 양심 문제”
프란치스코 교황은 만약 사임한다면 바티칸이나 고향인 아르헨티나에 머물지 않고 로마에서 주교로 살면서 섬기는 삶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 멕시코계 미디어 그룹이 운영하는 스페인어 방송과 인터뷰에서 당장 사임할 계획은 없지만 그럴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AP·엠 통신 등이 전했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임자 베네딕토 16세가 임명 8년 만인 2013년 3월 건강 문제로 물러난 것이 처음이다. 가톨릭 역사상 600여 년 만의 일이어서 신자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올해 85세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자의 사임 결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베네딕토 16세가) 성스럽고 신중한 사람이었으며 (사임 문제를) 잘 처리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다만 사임한 전임 교황을 어떻게 예우하는 게 맞는지를 두고는 “차후에 명확한 정리가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베네딕토 16세가 명예 교황으로서 교황 시절 이름을 그대로 쓰며 동일한 흰색 성복을 입는 점을 두고 종교계에 논란이 있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임을 했을 경우 바티칸에 있거나 아르헨티나에 돌아갈 것이냐고 묻자 “분명히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어 로마의 산조반니 인 라테라노 성당에 머무는 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는 “아마도”라고 답했다.
그는 “나는 로마의 주교”라면서 “이런 (교황에서 사임한) 경우라면 로마의 명예 주교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교황에 선출되기 전 대주교로서 퇴임하면 성당에서 신자들의 고해성사를 듣고 병원 환자를 찾아가는 삶을 떠 올리곤 했다면서 “내가 만약 살아 있는 채 사임한다면 이런 시나리오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낙태권을 옹호하는 가톨릭 정치인이 성사를 계속 받을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선출된 공직자들이 스스로 일을 해결하는 것은 양심의 문제”라고 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면서도 가톨릭계가 반대하는 낙태권을 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