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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 건물들… 서울 안에 미국이 있네요”

한국뉴스 | 사회 | 2022-06-12 10:17:35

서울 안에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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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 시민 품으로

 

 대통령 집무실 인근 용산공원 부지가 일반 국민에게 시범 개방된 10일 방문객들이 대통령 집무실이 뒤로 보이는 공원 내 바람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집에서 20분 만에 미국으로 왔습니다. 대한민국 안에 작은 미국이 있네요. 조그맣게 지어진 건물이 이국적으로 느껴집니다(서울 영등포구 거주 박모씨).”

 

한국시간 10일 오전 11시 120년간 ‘금단의 땅’이었던 용산공원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넓은 잔디 마당과 탁 트인 풍경, 야트막한 건물을 구경하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미군들이 머물렀던 장군 숙소를 구경할 때는 “미국 시골 마을에 온 것 같다”는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서울 성북구 주민 김지수(26) 씨는 “미국 분위기가 느껴진다. 서울 시내에 이렇게 탁 트인 공간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웃었다. 국민소통추진단 관계자는 “공원 내부에 있는 가정집·병원·유치원·초중고교 건물은 모든 것이 다 미국인 기준에 맞춰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120년간 미지의 공간이었던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이 이날 오전 11시부터 19일까지 10일간 임시 개방된다. 매일 다섯 차례에 걸쳐 500명씩 2,500여 명의 방문객을 받는다. 용산공원은 그간 미군이 주둔하는 군사기지로 쓰이면서 일반 시민들의 방문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다 미군이 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고 최근 대통령실도 용산으로 이동하면서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번에 공개된 부지는 대통령 집무실 남측부터 국립중앙박물관 북측 스포츠 필드까지다. 약 1.1km 정도 구간에서 가장 돋보였던 장소는 단연 ‘국민의 바람정원’이다. 뒤편으로 대통령실이 보이는 이곳에는 관람객들이 자신의 소원을 적은 바람개비를 꽂아둘 수 있다. 정원 앞쪽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대통령실을 포함한 주변 전망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용산공원 전망대 ‘바라봄’에 오른 김모(68) 씨는 “더운 날씨에도 뻥 뚫린 풍경을 보니 속이 시원해진다”면서 “대통령의 지척에서 이렇게 산책할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9월부터 더 넓은 공간을 볼 수 있다. 국민소통추진단 관계자는 “용산기지에는 모두 1000개 동의 건물이 있는데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100개 동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철거해 큰 잔디 마당을 만들 계획”이라며 “임시 개방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용산공원이 처음 개방되는 만큼 입장 지연 등 불만도 잇따랐다. 입장 시작 30분 전에 도착했다는 유모(59)씨는 “입장할 때 QR코드를 찍고 소지품 검사를 해야 하는데 시스템 문제가 발생해 한낮 땡볕에 30분 이상을 기다렸다”며 “오늘 같은 역사적인 날을 위해 사전 연습도 안 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공원 내부를 설명하는 구체적인 안내가 없어 헤매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박모(48)씨는 “조그만 팸플릿에 있는 설명은 너무 부족하다”며 “지도를 아무리 잘 들여다봐도 지금 보는 이 건물들이 어떤 공간인지 알 수가 없어 아쉽다”고 설명했다.

 

최근 제기된 용산공원의 안전성 논란에 대해서는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용산공원은 내부 토양에서 기준치의 34배가 넘는 발암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됐다. 아내와 함께 방문한 서윤석(69)씨는 “유해 물질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여기서 수년간 근무한 사람들이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지 않으냐”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채 모(63) 씨도 “우려되기는 하지만 2시간 정도 잠시 들른다고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을 거라고 판단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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