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2가 확산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5일 보도했다.
NYT의 집계에 따르면 14일 기준 미국의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3만6천830명으로 2주 전보다 32% 증가했다.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3일 2만6천992명으로 작년 7월 이후 약 9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은 뒤 완만하지만 상승하는 중이다.
올해 1월 14일 80만6천795명으로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이후 폭발적인 상승세만큼 가파르게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부터 감소세가 둔화하고 정체 양상을 보이더니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최대 도시 뉴욕을 끼고 있는 북동부의 모든 주를 포함해 20개 주에서 최근 2주 새 신규 확진자가 최소 30% 이상 증가했다.
다만 2∼3주의 시차를 두고 확진자 추이를 뒤따라가는 입원 환자·사망자 수치는 아직 감소세다.
14일 기준 하루 평균 입원 환자는 2주 전과 견줘 12% 줄어든 1만4천681명에 그쳤다. 이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초기였던 2020년 4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다.
또 이 기간 하루 평균 사망자는 28% 감소한 50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은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염성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그 하위 변이 BA.2의 확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달 3∼9일 기준 미국 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중 BA.2 감염자 비중을 85.9%로 추정한 바 있다.
특히 뉴욕주의 경우 BA.2의 새로운 하위 변이인 BA.2.12와 BA.2.12.1의 비중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주 보건 당국은 보고 있다.
NYT는 이런 전환이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지만 대면 모임이 재개되고 백신 접종은 정체하면서 공식 집계되는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떨어지는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보태 정치 지도자나 많은 미국인도 방역 규제를 그만 끝내고 싶어하는 중이다.
오미크론 확산의 정점이었던 올해 1월 하루 250만건에 달했던 검사 건수는 이번 주 초 약 54만건으로 감소했다.
의료보험 비가입자의 검사 비용을 보전해주는 연방정부의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많은 검사소가 문을 닫은 데다, 가정용 검사 키트가 보급되면서 자가 검사를 하는 사람은 늘어서다.
이 때문에 현재의 확진자 통계가 실제 현실을 과소 반영한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보스턴 의료센터의 공중보건 국장인 카산드라 피에어 박사는 "지속해서 적색 경보 상태에 머물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다음으로 넘어갔으면 하는 것은 타당하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나타날 변이는 더 약할 것이라고들 가정하는 데 그럴 것이란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