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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하위 변이 퍼지는데도 코로나 확산 없는 미국…왜?

미국뉴스 | 사회 | 2022-04-06 14:59:42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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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감염 따른 자연면역·검사 축소로 인한 착시 가능성” 분석

 뉴욕 코로나19 검사소 앞에 줄선 시민들[로이터=사진제공]
 뉴욕 코로나19 검사소 앞에 줄선 시민들[로이터=사진제공]

미국에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2'가 빠르게 퍼지는데도 신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그 원인을 놓고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6일 '새로운 코로나19 미스터리'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에서 BA.2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진단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유전자 시퀀싱(염기서열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27일∼이달 2일 기준 미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BA.2 변이 감염자는 72.2%로 추정됐다. 

 

신규 감염자 4명 중 3명이 BA.2 감염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최근 2주 새 거의 정체 양상이다. NYT는 이 기간 신규 확진자가 약 1% 줄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코로나19 추이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해온 유럽과는 판이한 양상이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는 BA.2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확진자가 증가했다.

많은 전문가가 미국에서도 2∼3주 뒤 비슷한 그림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적어도 아직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NYT는 4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미국이 유럽 국가들보다 더 높은 면역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백신 접종률은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이 전체 인구의 65.6%에 그쳐 유럽 국가들보다 낮다.

그러나 공화당 성향의 주(州)에선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경시했고,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자연면역을 획득했다. 

 

여기에는 값비싼 대가가 따랐다. 공화당 성향의 지역에선 민주당 성향의 지역보다 코로나19 사망자가 훨씬 많이 나왔다.

백악관 코로나19 선임고문을 지낸 앤디 슬라빗은 미국인의 약 45%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유럽보다 높은 비율로, 그 결과 미국에는 코로나19에 취약한 사람이 더 적어졌다는 것이다.

하버드대학의 전염병학자 윌리엄 해니지는 "대부분의 유럽은 코로나19를 상당히 꺼린 반면 미국의 일부 지역에선 코로나19에 호기심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해니지 박사는 여전히 미국에서 확진자가 곧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유럽만큼 극적으로 증가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뉴욕 등 미국 북동부에선 유럽만큼 가파르진 않지만 최근 확진자가 증가하는 중이다.

또 다른 가설은 코로나19 검사가 크게 줄면서 정부 공식 통계에 잡히는 확진자가 감소했을 가능성이다.

많은 사람이 번잡한 코로나19 검사소를 찾는 대신 집에서 검사키트로 자가검사를 하는 쪽으로 옮겨갔는데 이런 자가검사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정부 통계에는 연구소에서 실시한 검사 결과만 포함된다.

따라서 현재 통계에 잡힌 확진자는 실제 확진자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의료보험 미(未)가입자에 대한 검사비 지원이 중단되고, 많은 검사소가 문을 닫으면서 저소득층의 검사 접근성이 축소된 점도 잠재적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론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지만 이런 이유로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통계상 착시가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CNBC에 나와 일부 지역에서는 확진자가 엄청나게 과소 보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통상 1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입원 환자의 증가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이런 관측과는 상충한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NYT는 세 번째 가능성으로 현재의 코로나19 정체가 일시적 소강 국면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약 45%가 오미크론에 걸렸다고 해도 55%는 여전히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이고, 이들이 오미크론 이전의 델타 등 다른 변이에 감염돼 면역력을 가졌다 해도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운대학의 제니퍼 누조 박사는 "어쩌면 (확산의) 신호를 보기에는 너무 이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마지막 가능성으로 이 신문은 '미스터리'를 꼽았다.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마이클 오스터홈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내내 많은 과학자와 언론인, 일반인들이 코로나19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를 과장했는지 한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확진자 증가 없이 BA.2가 우세종이 된 점 등을 미스터리로 꼽으면서 미국에서도 비슷한 추이가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모른다. 그걸 정말로 아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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