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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보이콧’에… 우주·기후연구 중단 위기

글로벌뉴스 | 사회 | 2022-03-30 08:10:16

우주·기후연구 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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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기관 “러시아 공동연구에 연구비 안 줘”

 

세계 각국의 정부와 연구기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하며 러시아와의 연구 협력을 속속 중단하면서 과학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우주·북극·원자력 등 러시아가 경쟁력을 발휘하는 분야의 연구가 크게 위축되거나 아예 중단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경과 이념을 넘어 글로벌 협력이 필수적인 과학 연구의 특성을 고려해 러시아 과학계와 최소한의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러시아와의 연구 협력 중단 선언이 잇따르면서 과학 분야의 국제 공동 연구가 정체될 위기라고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최대 연구비 지원 기관인 ‘독일과학기구연합’이 지난달 25일 러시아와 모든 과학적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을 시작으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영국 정부도 각각 이달 4일과 27일 러시아와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대한 연구비 지급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각국 기관들의 개별적인 ‘러시아 손절’ 움직임 또한 거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국제 연구기관 중 하나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9일 러시아와의 신규 연구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러시아의 옵서버 자격까지 박탈했다. 러시아 연구진이 옵서버로서 CERN에서 진행되는 각종 연구와 공개 세미나에 참석할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달 26일 노르웨이에서 개막한 ‘북극과학최고회의’는 “러시아를 제외하면 북극 연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러시아 연구 단체의 참여를 불허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다는 대의에도 불구하고 과학계에서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움직임에 대한 학계의 시선은 우려로 가득 차 있다. 우주·원자력을 비롯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러시아의 연구 분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세부 분야별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과학 연구의 특성상 국경을 초월한 협력 틀이 깨질 경우 해당 분야의 연구 정체는 불가피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가 2020년 발표한 SCI급 논문은 4만 8234편으로 세계에서 열여섯 번째로 많았다. 닛케이는 “냉전 이후 학술 연구는 국제 협력 하에 진전돼왔다”며 “첨단 분야에서 성과를 내려면 국제 공조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세계에서 발표된 논문 가운데 국제 공저 논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0년에 9%에 불과했지만 2019년 28%까지 증가했다.

 

특히 러시아가 깊숙이 개입한 분야의 서방 연구진은 러시아와의 관계 단절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이달 17일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와 함께 추진해온 화성 탐사 연구인 ‘엑소마스(ExoMars)’ 중단 결정을 내린 뒤 어떻게 연구를 이어갈지 고심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만 연구에 참여하거나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과 협력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나 연구가 예정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북극에서 진행 중인 기후변화 연구도 차질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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