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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간 뉴욕타임스 건강칼럼을 쓰며 목격한 변화들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2-02-28 10:31:01

뉴욕타임스 건강칼럼을 쓰며 목격한 변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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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11월10자 뉴욕타임스에 실린 나의 첫‘퍼스널 헬스’ 칼럼의 제목은“조깅은 마약과 같다: 달리는 양을 지켜보고, 문제점을 인식하라”였다. 그 후 몇십 년이 흐르는 동안 제인 E. 브로디의‘퍼스널 헬스’는 대단히 보람있는 여정이었다. 셀 수 없이 많은 독자들이 나의 칼럼으로 인해 자신들의 삶 혹은 사랑하는 사람의 삶이 개선됐다거나 심지어 구제됐다고 이야기했다. 많은 의사들도 환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줄 때 내 칼럼을 사용한다고 말하곤 했다. 

뉴욕타임스가 이 칼럼을 매주 게재하는 게 어떠냐고 제의해왔을 때 나는 건강과 웰빙에 관련된 어떤 주제도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내가 다루고 싶었던 주제에 대해 이견이 있었던 적은 아주 드물었는데, 1982년 자위행위에 대한 칼럼은 성적인 내용의 민감성 때문에 4년 후에야 실린 적이 있다.

 

80세로 은퇴하는 제인 브로디 전문기자

미국의 건강 트렌드와 진화에 대한 고찰

다이어트·흡연·수술·성과 젠더·정신건강

<삽화: Lilli Carre/뉴욕타임스>
<삽화: Lilli Carre/뉴욕타임스>

 

하지만 시대도 달라지고 뉴욕타임스도 달라졌으며 독자들도 달라졌다. 그리고 이제 나는 이 칼럼에 대해 작별을 고할 시기가 왔다고 결정했다.  떠나기 전 나는 내가 1965년 뉴욕타임스의 건강과 과학 전문기자로 일하기 시작한 후 일어난 중요한 건강관련 토픽들에 대한 정보와 조언에서 놀라운 진화가 있었음을 알리고 싶다.

칼럼들에서 제시한 조언들은 내가 썼을 당시의 가장 최선의 증거들에 기반한 것이었다. 그러나 과학이란 속성이 늘 그렇듯 의약품은 계속 개발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진화는 새로운 건강에 대한 권고를 낳는다. 변하지 않는 것, 그리하여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돌팔이 의학이다. 

다음에 강조한 내용들은 여러분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58년 헬스 저널리즘에서 내가 목격한 건강의 개선에 관해 그저 표면만 건드리는 것일 뿐이다.  

■다이어트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식이지방에 관한 것이다. 영양 및 건강에 관해 교육받은 나는 첫 번째 임무로 1963년부터 1965년까지 미니애폴리스에서 과학 기사를 쓰면서 미국인들에게 고지방 육류, 버터, 계란 및 정제설탕을 줄이고 과일, 야채와 복합 탄수화물을 더 많이 섭취하라고 권장하는 상원 영양위원회의 1977년 식사목적(Dietary Goal)에 대해 환호했다. 이 보고서는 버터 및 라드와 같은 심장에 손상을 일으키는 동물성 지방 대신 포화지방이 덜 포함된 식물성 마가린 및 기타 고체 식물성 지방으로 대체하기 위해 식습관의 변화를 촉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수소화 식물성 제품의 트랜스 지방은 동물성 지방보다 동맥에 훨씬 더 손상을 주는 것으로 연구 결과 나타났다. 따라서 식단 권장사항은 지중해식 식사의 주류인 올리브 오일과 카놀라유, 포도씨유, 견과류 기름과 같은 기타 불포화 지방을 중심으로 하도록 발전했다. 

최근에는 식이요법의 조언이 식품에 ‘좋다’ 또는 ‘나쁘다’라는 라벨을 붙이는 대신 건강을 증진하는 전반적인 식습관의 패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특정 식이지방이나 현재 많은 의사들이 수용하고 있는 지중해식 식단이 미래의 연구에서 희생될 것인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흡연

미국인들에게 가장 위험하고도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습관을 억누르기 위해 뉴욕타임스와 함께 벌여온 캠페인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흡연이 건강을 손상시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올 때마다 보도했고, 금연하는 방법에 대해 썼다. 그 기사들이 흡연인구가 정점이던 1964년 미국 성인의 42%에서 2019년 14%로 서서히 줄어든 것(질병통제예방센터 최근 통계)에 조금이라도 역할을 했기를 바란다. 

안타깝게도 30년 간의 감소 이후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흡연이 다시 늘고 있다는 소식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베이핑과 마리화나 흡연이 늘어난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봐야할 것이다.  

■수술

나의 커리어 초기에만 해도 유방암 치료에는 공격적 유방절제술이 표준이었다. 내가 만일 유방암에 걸린다 해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난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많은 임상 실험을 통해 유방절제술은 이제 대부분 조기검진과 극소수술로 대체되었고 방사선요법과 화학요법을 받으면서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다. 

마찬가지로 백내장 제거수술(지금은 외래수술)에도 크나큰 개선이 이뤄졌다. 고관절, 무릎, 어깨, 팔꿈치, 심지어 관절염에 걸린 손가락의 대체수술도 마찬가지이고, 혈관 바이패스로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도 그렇다. 

유전적으로 다른 사람들 사이의 장기이식이 가능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기도 한다. 오늘날 심장과 폐 이식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기간 생존하고 있다.

현대의 소아과의사들은 아기가 자궁에 있는 동안 척추갈림증(spina bifida) 같은 치명적 결함을 교정하거나 최소화하는 수술을 집도한다. 현재 실험 중인 태아동물의 자궁내 유전자 요법 결과도 곧 나올 것이다. 비만 치료에서도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비만인 사람들의 체중감소를 안전하게 유도할 의학적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성과 젠더

레즈비언, 게이, 트랜스젠더, 퀴어피플 등 인간의 성에 대한 이해가 의학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크게 달라졌다. 1971년 정신요법으로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바꿀 수 있다고 썼던 1면기사는 지금은 나뿐 아니라 건강 전문가들도 코웃음 치는 이야기일 뿐이다. 지금 의학은 젠더와 성적 정체성에 관한 폭넓은 다양성을 인식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과거 출생 때 부여받은 ‘남자’ 혹은 ‘여자’의 성을 떠나 성적 정체성 혹은 성적 표현을 채택하는 트랜스젠더라고 자신을 밝히고 있다. 

■정신건강

1950년대와 60년대에 많은 정신병원과 기관들이 문을 닫았다. 지금은 조울증, 우울증, 불안, 주의력결핍 과잉활동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정신병에 대해 효과적인 약들과 치료법이 많이 나와 있다. 자폐증에 관해서도 많은 진전이 있었다. 

무엇보다 80세를 넘어 계속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칼럼이 제공한 정보와 조언으로 인해 삶이 변화됐다는 독자들의 훈훈한 피드백 때문이었다. 나의 뒤를 이어 쓰게 될 후임자들도 미래의 연구과 건강 트렌드에 관해 쓰는 동안 나만큼 만족스럽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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