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사는 데 돈 내놔라”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 오코싱고의 ‘엘나시미엔토’라는 마을은 지난해 9월 큰 경사를 맞았다. 마을 유치원이 2,000만 페소(약 9만4,000달러) 복권에 당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지금 당첨의 기쁨은 주민들에게 악몽이 됐다고 현지 매체 라티누스와 영국 BBC 등이 23일 보도했다.
유치원이 당첨된 복권은 지난해 멕시코 정부가 발행한 일명 ‘대통령기 복권’이었다. 쉽게 팔리지 않는 대통령기 처분 방안을 고심하다 나온 아이디어였는데, 상품으로 비행기를 주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돈을 100명에게 나눠줬다.
익명의 기부자가 엘나시미엔토 마을 유치원에 기부한 복권도 당첨 복권 100장 중 하나였다. 원생 20여 명의 학부모가 유치원을 위해 상금을 어떻게 쓸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기쁨도 잠시, 유치원의 당첨 사실이 멕시코 정부와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로스페툴레스’라는 이름의 범죄조직이 학부모들에게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조직이 무기를 살 수 있게 상금을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학부모들은 이를 거부한 채 상금의 일부를 유치원 지붕 수리에 썼고, 남은 상금을 내놓으라는 갱단의 위협은 더욱 거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