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 차씨 장례비용 주위서 고미펀드 개설
명문대 장학생에서 정신질환을 겪으며 홈리스로 전락해 전국을 전전하다 북가주 해변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한인 2세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그의 장례 절차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 사이트가 개설돼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주위를 돌보는 한인들의 온정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UCLA에 다니다 정신질환으로 학업이 중단된 후 홈리스를 전락해 객지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40대 루벤 차씨의 사연(본보 1일자 A3면 보도)을 접한 한인들이 차씨의 모친을 위한 온라인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차씨는 3세 때 어린 나이에 강도의 총격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 UCLA 장학생으로 프리메드를 전공하다 신경이 급격히 쇠약해져 정신분열증 판정을 받았고, 이후 치료를 받으며 학업을 병행했지만 결국 학업을 포기하고 홈리스로 전락한 뒤 전국을 떠돌다 지난달 27일 북가주 험볼트 카운티 유리카 지역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망한 차씨의 어머니 김숙희씨는 며칠 전 험볼트 카운티 검시소로부터 아들의 시신이 바닷물로 인해 심각하게 부패돼 LA 지역까지 이송이 어렵다는 소식을 들었다. 검시소 측은 김 씨에게 시신을 확인할 기간이 3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전했지만 김씨는 현재 어려운 형편으로 현지에 갈 차량도 구할 수 없는 어려운 사정이다.
해당 지역 경찰국 측은 김씨의 사정을 듣고 김씨가 현지에 도착했을 때 이동할 차량을 제공하며 도움을 주겠다고 했지만, 이 외에도 시신 운송과 장례 비용 등 감당해야할 비용이 만만치 않아 현재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보 보도 이후 이같은 사연을 듣고 안타깝게 여긴 어바인 거주 한인 피터 윤씨는 셀폰도 없고, 인터넷 사용도 할줄 모르는 모친 김씨를 위해 함께 은행에 가서 공동은행 계좌를 만들어 주며 도움의 손길을 제공했다.
윤씨는 “사정을 듣고 속상하고,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우리 딸도 메디컬스쿨을 나왔는데 딸 생각도 나고 마음이 좋지않아 도와드려야 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지원 계기를 설명했다. 윤씨의 아내 또한 고펀드미 웹사이트에 모친 김씨를 위한 모금 운동(사진)을 시작했다. 고펀드미를 통한 기부금 전액은 차씨의 시신을 LA로 이송하고 장례식을 치르는데 쓰여질 예정이다.
여러 곳에서 쏟아지는 도움의 손길에 모친 김씨는 “우리 아들이 이렇게 열심히 살다 안타깝게 소리소문 없이 목숨을 거두었는데 이렇게라도 아들의 사연을 세상에 알리게되어 그나마 위안이된다”며 “지금 많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데 사연을 듣고 도움을 주시려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친 김씨는 지난 6일 밤 어렵게 차비를 마련해 버스를 타고 차씨가 사망한 북가주 유리카 지역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지에 도착해서도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씨 돕기 고펀드미 페이지:
www.gofund.me/6f6875c8
<구자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