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행복한 아침] 멈춰버린 시간 사이로

지역뉴스 | | 2021-10-01 09:33:14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정자(시인·수필가)

 

햇수로 3년이다. 온전히 이태 동안을 발목잡히듯 멈춰버린 시간 사이로 모든 평범이 정지신호를 받은 것처럼 보류되고 차단되어 버렸다. 뉴스 속에서의 현재는 격리와 감염자, 사망자, 백신 추이에만 초점을 맞추고 마치 열대성 태풍처럼 진로가 오리무중이다. 모든 지경이 막히고, 못하게 되고, 그만 두어야 하고, 멈춤이란 덫에 걸려버렸다. 걷잡을 수 없는 팬데믹 사태로 모든 일상은 시간을 담보당한 채 몇날이 몇달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종잡을 수 없는 미로 속을 헤매고 있다.

일상은 마치 고장난 시계처럼, 부주의나 기억력 부족이 아닌 팬데믹 혼란으로 시속을 잃어버리고 되돌릴 수 없는, 마냥 모른척 지나쳐버릴 수도 없는 하루들이 그렇게 맴돌고 있다. 벽에 걸린 달력도, 탁상 위 달력도 얼떨결에 한 장씩 넘겨지고 마스크와 작별할 시간만을 기다리는 무력한 하루들이 지쳐있다. 팬데믹 이전 그 날들을 최정점 유려한 가치의 한계처럼 받아들여지면서 그 날들을 지향하듯 그리움에 젖어들고 있는 것 조차에도 왜일까 두리번거리게 된다.

백신 접종이 고무적으로 진행되면서 정지된 일상은 미세한 흐름이지만 평범으로 조심스레 다가서려는 의도와는 달리 지구 도처에선 팬데믹에서 완전한 놓임을 받은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힌 듯 코로나 위드라는 거대한 함성이 물결처럼 출렁인다.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것인지, 삶의 됨됨이가 퇴화되고 있는 것인지. 정부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번거로움에 나몰라라 하는 제스츄어인지. 갈래길에 선 것 마냥 생각이 많아진다. 격리만 잘하면 좋은 날이 오겠거니 했었는데 정답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 멈춰있던 시간 사이로 가려진 시간의 벽 두께가 얼마나 두터웠으면 종잡을 수 없을 만큼 감각 조차 무디어졌을까.

마치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시가지가 강줄기로 변하듯 어리석음이 침전된 흙탕물에 잠겨들고 있는 모양새다. 델타, 뮤 변이의 산발적인 발생, 독감이 겹친 트윈데믹으로 다시금 일상이 격리될 것 같은 일시정지 위기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끝모를 재난까지 호시탐탐 위풍당당 들어서고 있다. 팬데믹 위기가 반복되려는 것일까. 위기 중에도 우리 인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돌아보기도 하고 세세히 살피며 위기를 대처해 왔던 것 같은데 지구는 지금 내우외환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금세기 위기는 팬데믹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서 순간 모면으로 벗어나는 것도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다

유엔이 발간한 ‘식량 안보 및 영양 보고서’에 세 명 중 한 명은 식량부족, 열 명 중 한 명은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지구가 앓기 시작하면서 무서운 재앙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천재지변이란 말로 축소하기엔 실로 방대한 재난이다. 미 서부는 혹서와 가뭄, 대형 산불이 몇 달 째 계속 이어지고 저수지도 매말라버렸다. 바닷물 수온 상승으로 먹이사슬이 파괴되고 생존방식에도 급격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인간의 잔혹한 광기로 인한 위기감 고조는 처음 겪는 두려움이 아니라해서 강 건너 이야기가 아니란 것이다.

제아무리 초강력 바이러스라 한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으려니 하는 희망의 실마리가 거미줄은 아닌것일까. 공포와 불신은 인간질서를 위협하고 종국에는 정치적으로도 두 줄로 나누려 든다. 

진실과 정의, 화해와 평화, 사랑과 화평이 우선되어져야 하는 것인데 탐욕과 위선, 분열과 음모, 과시와 불평불만으로 생각과 현실을 본질로부터 벗어나도록 부채질하고 가치관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위기를 서로 네 탓으로 손가락질 하기에 여념이 없고, 서로가 거짓이라고, 서로를 밀어내며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결속력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위기가 고조되고 그 위기를 무기 삼는 무리들이 편가르기에 여념 없지만 변화와 도전이라는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다가올 변화가 더 크고 깊은 위기로 끌고 갈지 아니면 새로운 도전과 공생의 기회로 삼게 될 지 갈림길 위에 인류를 세워 놓았지만 감사할 것은 변화라는 파도와 아름다운 도전의 물결이 세계 도처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위기 극복의 전조등은 이미 준비완료를 알리고 있다는 기대감 만으로도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듯 평안의 기운이 감돈다. 재난 가운데서도 변화와 도전을 추구하며

새로운 출발을 시도하라는 신호탄으로 삼는다면 멈춰버린 시간 사이로 밝은 햇살이 깃들 것이다. 속도감 보다 목표를 향한 시선 고정에 고심해간다면 이 기회 또한 인류 스스로 도전의 물꼬를 틔워가고 있음이라서 위기극복이라는 태양 같은 희망이 오로라처럼 번져날 것이다. 금세기 위기로부터 과연 무엇이 우리를 지켜줄 것인가. 인류가 함께 풀어 가야 할 성스럽고 거룩한 숙제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뉴스] 조지아 식료품비 전국 6위, 2026년은 중고차의 해,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사회 동정까지!
[애틀랜타 뉴스] 조지아 식료품비 전국 6위, 2026년은 중고차의 해,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사회 동정까지!

[12월 넷째 주 조지아 다양한 소식!]“조지아 성탄 연휴 교통사고 15명 사망·137명 부상”“도라빌 주택가에 경비행기 추락… 인명 피해는 없어”“조지아 독감 ‘심각’ 단계 진입

2026 월드컵 티켓 전쟁 '1억 5천만 건' 신청 접수
2026 월드컵 티켓 전쟁 '1억 5천만 건' 신청 접수

3차 티켓 예매 1월 13일 마감, 추첨 2026년 FIFA 월드컵을 향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열기가 폭발하고 있다. 특히 준결승전 개최지로 선정된 애틀랜타를 포함한 북미 전역의

주말 도심 청소년 집단난동...부모도 형사처벌
주말 도심 청소년 집단난동...부모도 형사처벌

애틀랜틱 스테이션서 400여명 난동 총기 발사도...경찰, 10대 5명 체포 지난주 토요일인 27일 저녁 애틀랜틱 스테이션에서 벌어진 400여명의 청소년 난동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한인타운 동정〉 '다올 평생문화교육센터 회원모집'
〈한인타운 동정〉 '다올 평생문화교육센터 회원모집'

다올 평생문화교육센터 회원모집한인노인회가 운영하는 센터는 55세 이상 등록할 수 있으며, 겨울학기는 1월 14일-2월 26일(접수마감은 1월 7일). 회원 가입비 1년 100달러이

[비즈니스 포커스] 스와니 ‘K-필라테스 스튜디오’ : “좋은 움직임이 좋은 결과를 만든다”
[비즈니스 포커스] 스와니 ‘K-필라테스 스튜디오’ : “좋은 움직임이 좋은 결과를 만든다”

체계적인 맞춤형 지도신체 균형과 재활 도와자이로토닉 및 댄스 결합한 차별화된 프로그램 제공 건강한 삶을 위한 투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 애틀랜타 스와니에 체계적이고 전문

스와니 월마트서 상습 '바바리맨' 검거
스와니 월마트서 상습 '바바리맨' 검거

노출 후 도망치다 검거돼상습 전과자, 출입금지돼 스와니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음란 행위를 저지른 남성이 보석으로 풀려난 가운데, 이 남성이 과거에도 수차례 성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인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올 한 해도 애틀랜타 및 동남부 한인사회도 숨가쁘게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대규모 이민단속으로 동포들의 마음은 타들어갔고, 관

귀넷 인접서 지역경찰·ICE 합동 이민단속
귀넷 인접서 지역경찰·ICE 합동 이민단속

호쉬턴 경찰 교통단속 현장에ICE 요원 동행...불체자 체포 귀넷 인근 지역에서도 지역경찰이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과 불법체류 이민자 단속에 공조한 사실이 드러났다.30일 AJ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학부모를 위한 재정보조 완벽 가이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학부모를 위한 재정보조 완벽 가이드

안녕하세요? 세계 최고 공과대학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칼텍)에 자녀를 보내고자 하는 학부모님들을 위해 재

조지아 사형수 형 집행 극적 중단
조지아 사형수 형 집행 극적 중단

주 사면위원 2명 이해충돌 관계 판사 “사면절차 공정성 재검토”최종 판결 전까지 90일간 중단 22년전 두 명의 여성 부동산 중개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된 스테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