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무교 인구의 가파른 증가세가 지난해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교 인구는 특정 종교에 소속되지 않은 인구를 가리키며 무신론자와 불가지론 자도 포함한다. 무교 인구는 최근 수년간 빠른 속도로 늘어나며 전체 종교 그룹 중 가장 많은 숫자로 불어났다. 비영리단체 ‘공공 종교 연구소(PPRI)’는 미국인 약 5만 3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미국 종교 인구분포도를 최근 발표했다. 가장 최근 종교 현황을 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무교 증가세 둔화와 백인 기독교 인구 반등이 가장 두드러진 현상으로 조사됐다.
미국 내 무교 인구는 약 15년 전부터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6년 조사 당시 전체 미국인 중 약 16%가 자신을 무교라고 분류했고 무교 인구 비율은 2018년 약 25.5%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후 2019년 약 24%로 하락한 무교 인구 비율은 지난해 약 23.3%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무교 인구 비율은 최근 수년간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주요 종교 그룹 중 여전히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백인 주류 개신교인은 약 16%,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은 약 14%, 백인 카톨릭 교인은 약 12%로 무교 인구 비율에 비해 낮았다. 소수계 기독교인, 유대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등의 기타 종교 인구 비율은 지난해 모두 10%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진행된 무교 인구의 증가 현상은 젊은 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해 젊은 층 인구 중 무교 인구 비율도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같은 연령대 기독교 인구에 비해 약 3배나 많았다. 18세~29세 사이 무교 인구 비율은 2019년 약 38%에서 지난해 약 36%로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 무교 인구는 같은 연령대의 백인 주류 개신교인 숫자와 비교할 때 3대 1의 비율로 많았다.
무교 인구 비율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30세~49세, 50세~64세 연령대의 무교 인구는 소수를 차지했고 65세 이상 무교 인구 비율은 약 14%로 같은 연령대 다른 종교 인구 비율보다 낮았다. 65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백인 복음주의 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22%로 가장 높았고 이어 백인 주류 개신교인(약 20%), 백인 카톨릭 교인(약 15%) 순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백인 기독교인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 기독교인 비율은 한동안 가파른 감소세를 겪다가 지난 2018년 약 전체 미국인 중 약 42%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조사에서는 백인 기독교인 비율이 약 44%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백인 기독교 세력이 집결한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백인 기독교 인구 변화는 교파별로 극명한 차이를 나타냈다. 백인 주류 개신교인은 지난해 소폭 증가한 반면 백인 복음주의 교인 비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06년 당시 전체 미국인 중 약 23%까지 차지했던 백인 복음주의 교인 비율은 지난해 약 14%로 급락했다. 백인 복음주의 교인 비율은 최근 수년간 약 15%대에 머무르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