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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무너지는 안보

지역뉴스 | | 2021-06-08 10:10:16

뉴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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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중국 두 나라 중 어느 나라가 서양문물을 일찍 받아들였을까. 다른 건 몰라도 적어도 해군 건설에서는 중국, 그러니까 청나라가 앞선다.

 

청나라는 1861년부터, 그러니까 일본보다 15년 앞서 서양식 해군건설에 나섰다. 그 성과가 이홍장의 북양함대다.

 

1891년 일본 도쿄 앞바다에 두 척의 군함이 나타났다. 청나라 북양함대 소속 기함 정원(定遠)함과, 같은 급의 진원(鎭遠)함이다. 정원함을 본 일본 정부는 경악했다.

 

‘정원’은 독일제 최신예 전함으로 독일정부마저 예산부족으로 구매하지 못한 전함이었다. 일본군 기함인 ‘마츠시마’보다 2배나 크고 견고했다.

 

일본보다 수적으로나 함대의 성능으로나 북양함대는 2배 이상 앞서있었다. 그러니 청일전쟁 초기 청나라가 승리한다는 것이 서구국가들의 예상이었다.

 

그 위풍당당하던 ‘정원’함은 전쟁발발 6개월이 된 시점인 1895년 2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 앞바다 북양함대 사령부가 자리한 곳에서 일본해군의 어뢰를 맞고 가라앉는다. 아시아 최강으로 불리던 북양함대가 궤멸되고 만 것이다.

 

무엇이 이 같은 허망한 패배를 불러왔나. 감투(敢鬪)정신 부족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북양대신 이홍장부터가 일본군과의 전투를 가급적 피하려는 자세였다.

 

보다 결정적 요인은 부패다. 청나라 군 내부부터가 썩어 있었다. 그런 정황에서 가까스로 마련된 해군 예산마저 집권자인 서태후의 생일선물로 바쳐질 뇌물로 전용됐다.

 

청일전쟁 당시 북양함대의 각 전함들은 기껏해야 2~3발정도 쏠 수 있는 탄약과 화약만 비치돼있었고, 대부분의 화약통에는 모래나 콩만 잔뜩 채워져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념사를 읽는 사이 현충원 안팎에선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는 시위를 했다’-. 2021년 6월6일 현충일에 한국에서 전해져온 소식이다.

 

현충일이다. 나라를 지키다가 숨진 국군장병과 애국지사의 명예로운 희생을 기리고 추모하는 날이다. 그 날 추념사를 통해 문 대통령은 군 내 부실급식 사례들을 언급했다.

 

그리고 억울한 죽음을 불러온 한국군의 병영문화의 폐습을 지적하면서 일종의 적폐청산을 다짐했다. 성추행 피해 여 부사관 추모소를 찾아가 유족에게 사과하면서.

 

정작 빠진 것은 ‘북한’이라는 말이다. 명색이 군통수권자다. 그런데 북한 위협에 따른 강한 호국의지 같은 것은 내비치지 않았다. 그 문 대통령은 5년 임기 내내 북한의 침략을 따지지 않았고 그저 병영폐습이나 거론한 것이다.

 

6.25의 전범이 북한이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면죄부를 주고 있는 모양새라고 할까.

 

현충일에 벌어진 이 괴기한 해프닝을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하나.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북한을 주적으로 표현조자 못한다. 아니 안한다. 대통령이 무엇을 추구하는 지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다. 그 연장선상에서 한미연합훈련은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회피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병역특혜 논란에, 불량 장비 납품, 진급 비리에, 장병 부실급식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 뿐이 아니다. 군기가 해이해지면서 군 본연의 임무인 경계태세마저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다가 불거진 것이 군 내부의 고질적 성추행사태와 팽배한 보신주의다.

 

대한민국의 군은 고인 물 같이 썩어가고 있고 안보는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알려주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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