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 쇼빈 법정구속… 형량선고는 6월
삼엄했던 법원 주변… 시위대 환호성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려 살해한 미네소타주의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45)에게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지난해 5월25일 플로이드가 9분29초 간 목이 눌린 채 “숨을 쉴 수 없다”고 절규하며 숨진 지 약 11개월 만이다.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배심원단은 20일 발표한 평결에서 2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등으로 기소된 쇼빈의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라는 판단을 내렸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라는 전 세계적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촉발한 플로이드 피살 사건은 결국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한 책임을 확실하게 묻는 역사적 판례가 됐다.
백인 6명과 흑인을 포함한 다인종 6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약 10시간에 걸친 심리 끝에 쇼빈에게 적용된 3건의 살인 혐의에 대해 유죄라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 법정에서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은 만장일치로 내려진다.
이번 평결로 쇼빈에 대한 보석은 즉시 취소됐고, 그는 이날 평결 낭독 후 판사의 명령에 따라 즉시 법정구속돼 수갑을 찬 채 다시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배심원단 평결에 이어 구체적인 형량을 정하는 판사의 선고는 2개월 뒤에 진행된다. 최대 형량은 2급 살인의 경우 40년, 2급 우발적 살인은 10년, 3급 살인은 25년이다. 배심원단 유죄 평결이 내려진 상황에서 산술적으로 따지면 최대 75년의 징역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AP 통신은 이날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출두한 쇼빈이 유죄평결이 내려지는 순간 무표정으로 눈짓으로만 법정을 한번 휙 둘러본 뒤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배심원단의 이날 평결은 일촉즉발의 긴장 속에서 진행됐다. 혹여 무죄 판단이 나올 경우 거친 항의 사태가 예상됐던 터라 법원 주변은 장벽과 철조망으로 둘러싸였고, 주 방위군이 순찰에 나섰다.
하지만 쇼빈에 대한 유죄 평결이 내려지자 법원 주변에서 소식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플로이드 유족을 대리한 벤 크럼프 변호사는 성명을 내고 “이번 평결은 역사의 전환점”이라며 “흑인을 위한 정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정의다. 고통스럽게 획득한 정의가 마침내 플로이드의 가족에게 도착했다”고 환영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