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중재, 협상 극적 타결
양사 합의금 2조원, 10년간 쟁송 안해
오소프 협상 성공적 개입, 켐프 환영
SK와 LG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인 11일 자정을 하루 앞두고 양사가 전격 합의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조지아주 역사상 가장 큰 경제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인 SK 배터리 공장건설에 차질이 없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11일 배터리 분쟁 종식 합의문을 공동 발표했다.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영업비밀 침해 분쟁을 제기한지 2년 만에 모든 분쟁을 끝내는 것이다.
양사는 최대 쟁점이었던 배상금은 2조원으로 합의했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 등 총액 2조원의 배상금을 지급한다.
또한 양사는 국내외에서 진행한 관련 분쟁을 취하하고, 앞으로 10년간 추가 쟁송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ITC에서 서로를 상대로 추가 제기한 특허 침해 분쟁과 국내 법원 민사 소송 등 모든 분쟁을 끝낸다.
지난 2월 미국 무역위원회(ITC)의 판결로 조지아주 잭슨카운티의 SK 이노베이션이 건설하고 있는26억달러 규모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 공장이 문을 열기도 전에 중단될 위기에 처했었다.
애틀랜타에서 북동쪽으로 85번도로를 따라 약 45분 거리에 위치한 SK 공장 건설이 이루어짐에 따라 조지아에 최소 2,600개의 풀타임 일자리가 창출된다.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포드와 폭스바겐의 새로운 전기 자동차에 제공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쟁 합의를 "미국 노동자와 자동차 산업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성명에서 공약이었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계획의 핵심은 "미래의 전기차와 배터리를 미 전역에서, 미국 노동자들이 만드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전기차와 관련 부품을 공급하고 국내에 임금수준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미래의 일자리를 위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강력하고 다각적이고 탄력적인 미국 기반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이 필요하다"라면서 "오늘 합의는 그 방향에 맞는 긍정적인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11일 양사의 합의에 대해 “북동 조지아와 우리 주의 성장하는 전기차 산업에 환상적인 뉴스”라고 반겼다. 보도자료를 통해 켐프 주지사는 “26억달러의 거대 투자를 유치한 조지아주와 나는 지속적인 공장건설과 2,600개의 일자리 보존을 위해 수많은 회의, 전화, 대화에 참여했다”며 “합의에 힘쓴 지역과 연방 ITC, 한국의 두 회사에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존 오소프 연방상원의원은 SK와 LG,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를 접촉하며 합의를 위해 노력했다. 오소프 의원은 지난 2일 SK 수뇌부와 합의 의사를 확인하고 백악관 관계자에게 합의 가능성이 있음을 알렸다. 부활절 주말 양사는 합의를 위한 테이블에 앉았으며, 지난 5일 오소프는 LG 수뇌부와 화상회의를 갖고 이견을 좁히려는 노력을 계속했다.
지난 주간 내내 오소프 의원은 양사의 합의 과정에 깊숙하게 개입하며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백악관과도 수시로 접촉해 필요한 사항을 논의했다. 마라톤 협상은 지난 9일 밤부터 토요일 새벽 사이에 합의에 이르렀고, 토요일 아침 바이든 대통령은 오소프 의원에 전화를 해 합의 사실을 알렸다.
11일 모든 합의 사실이 발표된 후 SK이노베이션 김준 대표는 “공장의 미래가 위험에 처했을 때 오소프 상원의원이 지도력을 발휘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닦도록 도왔다”며 감사했다. 김 대표는 또 켐프 주지사의 역할도 찬양했다. 그는 “조지아 공장이 계속 건설되도록 주지사가 바이든 행정부에 매번 우려를 전달했다”며 “그가 아니었으면 조지아 공장 운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선욱,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