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와 내전 등으로 고통 받는 지구촌 곳곳의 약자와 소외 계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활절인 4일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배분과 세계 각지 무력 충돌 중단의 필요성을 전 세계에 호소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벌어진 뒤 두 번째 부활절이 돌아온 이날 교황은 바티칸 바티칸시티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발표한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ㆍ‘로마와 온 세상에’라는 뜻의 라틴어) 메시지를 통해 “국제사회가 백신 공급 지연 문제를 극복하고 가난한 나라들에 백신을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감염병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와중에 갈수록 심각해지는 사회ㆍ경제적 위기가 더 괴로운 건 가난한 사람들”이라면서다. “병든 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자, 실업자들을 위로해 달라”고 기도한 뒤 각국 정부에 적절한 부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분쟁이 끊이지 않는 현실에 개탄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력 충돌이 끝나지 않고 있고, 군비도 강화되고 있다”며 “전쟁을 하려는 마음을 극복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부활절인 이날은 유엔이 정한 ‘지뢰 인식 및 지뢰 제거 활동 국제 지원의 날’이기도 하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미얀마 젊은이들에게는 연대감을 표시했고, 오랜 내전으로 신음하고 있는 시리아, 예멘, 리비아 등의 국민들을 향해서는 살상 무기의 굉음이 멈추고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했다.
통상 교황은 매년 성탄절·부활절 두 차례 성베드로 대성당 2층 중앙 발코니에서 광장에 운집한 10만여명의 신자들을 향해 우르비 에트 오르비 메시지를 발표한다. 그러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방역 차원에서 200명가량의 신자와 사제들만 지켜보는 가운데 강론을 진행했고, 이는 현지 TV 채널과 바티칸뉴스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