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흑인 폭력 이어 또 아시아계 충격
주변 승객·행인들 아무도 안 말리고 구경만
코로나19 이후 아시아계 증오 범죄 13배 늘어
뉴욕의 지하철에서 흑인이 아시아계 남성을 때려 기절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시내 한복판에서 거구의 흑인 남성이 작은 체구의 아시아계 여성을 마구 짓밟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경찰(NYPD) 증오범죄 전담팀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전 11시 40분께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건물 앞에서 흑인 남성이 마주 보며 걸어오던 65세 아시아계 여성을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강하게 걷어찼다.
여성은 충격으로 바닥에 쓰러졌고, 마스크도 끼지 않은 흑인 남성은 넘어진 여성의 머리를 다시 세 차례나 강하게 내리찍었다.
여성은 충격으로 목이 완전히 꺾이며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
흑인은 여성에게 욕설을 내뱉으며 "넌 이곳에 있으면 안 된다"고 소리친 것으로도 알려졌다.
흑인 남성은 여성이 움직이지 못하자 주변을 한번 살피더니 가던 길을 갔다.
여성은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비틀거리다 뒤로 넘어졌다.
더 충격적인 것은 건물 바로 안쪽에 보안요원으로 추정되는 남성 두 명과 행인 등 3명이 있었지만, 아무도 흑인 남성의 폭행을 말리지 않고 지켜보기만 했다는 점이다.
내부에서 짐을 풀던 한 남성은 유리문 너머로 사건 발생 처음부터 끝까지 바라만 봤고, 건물 보안 요원으로 보이는 두 남성은 흑인 남성이 폭행 후 떠나는 것을 보고도 쫓아가지 않았다.
여성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경찰은 아직 흑인 남성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폭행 장면이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흑인 폭행범을 공개 수배했다.
앞서 이날 뉴욕의 지하철에서는 흑인 남성이 아시아계 남성을 마구잡이로 폭행해 기절시키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NYPD와 현지 언론 등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지하철 안에서 건장한 체격의 흑인 남성과 배낭을 멘 아시아계 남성이 주먹을 교환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상에선 흑인이 먼저 주먹을 날려 싸움을 걸고, 아시아계 남성이 방어 차원에서 주먹을 교환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둘의 싸움은 이내 흑인 남성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이어졌다.
아시아계 남성은 더 저항하지 못하고 방어만 했으며, 흑인은 계속해서 상대의 머리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십여 차례 주먹을 날렸다.
흑인은 이어 아시아계 남성의 뒤에서 목을 졸라 기절시킨 후 바닥으로 밀어 쓰러뜨렸다.
이후 흑인은 험악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지하철을 내렸다.
무차별 폭행이 이뤄질 때 지하철의 일부 탑승객만 그만하라고 소리쳤을 뿐 아무도 직접 나서서 말리지 않았다.
영상을 올린 누리꾼은 맨해튼 방향 J노선 코지우스코스트리트역에서 사건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벌어진 시간은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증오범죄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터져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 21일엔 34세 아시아계 남성이 한 건물의 내부를 촬영할 때 다른 남성이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내뱉고 스마트폰을 쳐서 떨어뜨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아시아계 증오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지난 16일 한인 4명과 중국계 2명 등이 숨진 애틀랜타 총격사건 이후 더 커지며 시위와 집회로 발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는 13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