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카운티를 비롯한 캘리포니아주 곳곳에서 백신 공급 부족 현상으로 의료진이나 65세 이상 주민들이 백신접종 예약을 하지 못하거나 장기간 기다려야 하는 ‘백신대란’이 벌어져온 가운데 일부 부유층들이 ‘백신 새치기’ 행태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아직 순위에 해당되지 않는데도 개인 의사들 통해 접종을 원하는 사례가 매우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ABC7 방송은 개인 맞춤형 고급 서비스인 컨시어지 의료 서비스 의사들에게 부유한 환자들로부터 걸려오는 백신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한 사례로 LA의 ‘컨시어지MD’의 설립자인 아베 말킨 박사의 말을 인용, 코로나19 백신이미국 시장에 출시된 후 그의 팀 전체가 폭주하는 환자 문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환자들은 단순히 자신이 언제쯤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를 묻기도 하지만, 자신이 접종 우선순위에 오를 수 있는지, 값을 지불해야 하는지 등을 묻는 경우도 많다.
베버리힐스 ‘마이컨시어지MD’의 데이빗 나자리안 박사도 “이 (부유층)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할 때 갖는 것에 익숙하다”면서 “(컨시어지)가 고가 가격의 서비스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기대치도 더 높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개인 맞춤형 고급 서비스인 컨시어지 의료 서비스는 연간 비용이 적게는 5,000달러에서 많게는 수만달러에 이르는데, 이러한 서비스 이용객들 중 백신 접종을 앞당길 수 있다면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 나자리안 박사는 “자선단체 또는 병원에 돈을 기부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말킨 박사와 나자리안 박사는 백신 접종 대가로 2만5,000달러 또는 그 이상을 지불하겠다는 제안도 받았었지만, 모두 정중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백신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아 대중들의 인내심이 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특권을 위해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부유층들은 그들이 우선순위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풀이했다. 말킨 박사는 “3월 처음 테스트가 시작됐을 때는 테스트를, 지난 4월엔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원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만약 이번 정부 지침을 어기고 ‘백신 새치기’를 돕는 의사들은 처벌을 당하게 된다. 개빈 뉴섬 주시사는 의사들이 비윤리적으로백신을 접종할 경우 의료 행위권을 빼앗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몇몇 사건이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직 백신 접종 남용이 만연하진 않는 상황이다. 다만, 당국은 이렇게 부유층의 문의가 많은 것을 위험 징후로 보고 주시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이달 초 플로리다 주에서 럭셔리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스라이프 헬스 시스템’이 입주 환자와 직원들 뿐 아니라 이사진과 일반 회원들에게도 백신을 접종하게 해준 혐의로 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