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빛을 안고 찾아온 너를
눈물 흘려도 먹고 살기 위해 자른다
절규하는 소리
머리 잘린 분신을 육신에서 영혼까지 씻고
하관 준비를 마친다
어느 누구든 청운의 꿈을 품고
바르게 살아보려고 하지 않았겠느냐만
벌레 먹고
돌부리에 걸려 허리 다친 것
양다리 걸친 놈
바르지 못한 인생을 조각내어 본다
모든 사물은 타고난 운명이 있듯
가로세로 위아래로 계획은 세워보지만
바둑판처럼 재단되지 않는 것이
인간들의 세상살이
수입이 정해진 월급쟁이로는
늘 부족한 것이 물질이여서 절이고 뿌려도
만족하지 못한 삶이고
때로는 잘못이 없어도 사과도 해야 하고
눈 먼 돈을 투자해서 배로 불려보지만
노력한 만큼 맛나는 세상이 아닐 때가 많다
팔십 년대 매일 마시고 살았던
고춧가루의 매운 맛도 느끼고
썩어 문드러진 젓갈 같은 세상도 경험해야
한 인생 잘 살아갈 수 있고
함께 어우러져 흘러가다 보면
맛깔스런 세상도 보고 인생도 꽃 피는 것
오늘도 굴곡진 세상을 살다간
한 영혼을 달래며
관을 덮고 자연 속에 묻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