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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대법 ‘종교시설’ 제한은 위헌

미국뉴스 | 종교 | 2020-11-27 1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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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대법원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행사 참석자 수를 제한한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행정명령이 부당하다며 가톨릭과 정통파 유대교 측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코로나19 방역보다 종교활동 자유에 힘을 싣는 판결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방역보다 종교 자유

26일 월스트릿저널과 CNN 등은 연방 대법원이 25일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종교활동 제한 조치와 관련한 분쟁에서 5대4로 종교 단체들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카톨릭과 유대교측은 뉴욕 주가 코로나19 위험지역(레드존)은 10명, 덜 위험한 지역(오렌지존)은 25명으로 예배 참석 인원을 제한한 행정조치를 내린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대법원에서 소송을 제기했었다.

이날 판결에서 연방 대법원은 “감염병 사태에서도 헌법이 뒤로 밀리거나 잊혀져서는 안된다”며 “예배 참석 규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레드존에서 종교시설에는 참석자를 10명으로 제한하면서 마켓이나 애견용품 판매점 등은 규제하지 않는 것은 차별적인 소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소수의견을 낸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치명적인 코로나19 전염병 상황에서 보건의료 전문가가 공공의 안전을 위해 내린 결정을 무시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행정명령이 정당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법원이 자신의 철학과 정치적 견해를 표명할 기회에 불과하다”고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배럿 대법관이 결정적

이번 판결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임명한 보수 성향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배럿 대법관은 지난 9월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별세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한 보수 성향 대법관이다.

실제로 이번 판결은 보수 성향 대법관 6명 중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제외하고 배럿 대법관을 포함한 5명이 모두 종교계의 손을 들어주며 5대4의 원고 승소 판결이 났다.

이는 올해 초 긴즈버그 대법관 생존 시절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에서 비슷한 내용의 소송이 제기됐을 당시 긴즈버그 대법관이 원고 패소 쪽에 서면서 4대5로 소송이 기각됐었던 상황과 180도 바뀐 것이다.

배럿 대법관의 취임 후 처음으로 결정에 참여한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를 쓰고 배럿 대법관을 임명한 것이 연방 대법원의 변화로 실제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캘리포니아 영향은

이번 연방 대법원 판결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뉴욕주와 유사한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등 다른 주들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대면예배 및 찬양 제한 조치‘에 반발하고 있는 패사디나 한인 교회 ‘추수반석교회’가 최근 연방대법원에 제기한 상고 소송(본보 26일자 A3면 보도)에서 어떤 판결을 내리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구나 이번 연방 대법원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명한 보수 기독교 성향이 강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사실상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나 이 교회 측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추수반석교회 측은 뉴욕 카톨릭과 정통 유대교측과 동일하게 연방 수정헌법 1조 ‘종교의 자유’ 침해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어 배럿 대법관이 가세할 경우, 승소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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