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방위 ‘불복’ 행보를 강행하고 나섰다. 선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는 민주주의 절차의 근간이자 미국 대선의 전통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소송 전면전 선포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대대적인 ‘불복’ 소송을 벌이겠다고 공언했다. 경합을 벌이다 막판 집계를 거쳐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주장하는 모든 주에서 법적 이의 제기에 나선다는 것이다. 캠프 측은 여러 주에서 대규모 소송을 제기했고 추가 소송도 내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최근 바이든이 (승리를) 주장한 모든 주들이 유권자 사기와 주 선거 사기로 인해 우리에 의해 법적인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거는 많다”며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실제로 전날 핵심 경합주인 미시간, 펜실베니아와 조지아 등 주요 승부처에서 이런 주장을 내세우며 개표중단, 우편투표 집계 차단을 위한 소송을 냈다. 또 이날 네바다주는 물론 펜실베니아에서 도 추가 소송을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바이든 연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직접 기자회견까지 열어 “민주당이 선거를 훔치지 않는 한 자신이 이길 것”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후보는 이날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트럼프 측의 소송전을 견제하며 개표 종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는 “개표가 끝나면 나와 카말라 해리스가 승자로 선언될 거라는 걸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모두가 침착하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선언에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는 “모든 투표용지는 개표돼야 하고 우리는 선거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복 소송 잇따라 기각
한편 트럼프 캠프가 제기한 불복 소송을 1심에서 잇따라 기각되고 있다. 미시간주와 조지아주에서 개표 과정의 문제를 이유로 제기한 소송이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시간주 1심 법원의 신시아 스티븐스 판사는 이날 심리를 진행해 트럼프 캠프가 전날 제기한 개표 중단 청구를 기각하는 구두 명령을 내렸다. 또 트럼프 캠프가 조지아주 채텀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도 이날 1심에서 증거 부족으로 기각됐다.
■바이든 우세 확대
대선 개표 사흘째인 6일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핵심주들에서 초박빙 경합 속에 시간이 갈수록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네바다주에서 5일에 비해 2만표 이상으로 표차를 더 벌렸고, 펜실베니아와 조지아에선 역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우편투표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 현재 펜실바니아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49.5%로 트럼프의 49.3%에 역전해 1만4,000여표 앞섰다. 또 네바다주에서 바이든 후보(49.7%)가 전날 1만1,000여표 차이를 2만137표 차이로 벌리며 트럼프 대통령(48.1%)에 계속 앞서고 있고, 애리조나에서도 차이가 줄긴 했으나 바이든(49.9%)이 트럼프(48.6%)와 격차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또 조지아주에서는 바이든 49.42%, 트럼프 49.34%로 역전돼 4,235표 차이로 바이든이 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