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유니세프 첫 세계 사산 추정 보고서…"4건 중 3건 개도국에서 발생"
"개도국 사산 중 절반 산모 노동중 발생…검사·전문가 도움 필요"
전 세계적으로 16초마다 한 명의 아기가 숨진 상태로 태어나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유엔의 첫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등은 7일 처음으로 발표한 사산 추정 보고서에서 매년 전세계에서 200만건에 육박하는 사산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산아 4명 가운데 3명은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지역에서 나왔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출산이나 임신 중 아이를 잃는 것은 가족에게 엄청난 비극"이라며 "어딘가에서 16초마다 엄마가 사산이라는 비극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포어 사무총장은 "인명 손실을 넘어 (사산을 경험한) 여성과 가족의 심리적·경제적 비용이 더 심각하고 오래 이어진다"며 질 좋은 검사, 적절한 관리, 숙련된 전문가의 도움이 있다면 사산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의료 사각지대가 늘어나고 경기 침체로 산모에 대한 지원 등이 부실해지면서 사산아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에는 117개 개발도상국에서 지금보다 사산아 수가 20만명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또 사산의 절반 정도가 산모의 노동 시간에 발생한다며 의료인의 도움을 받는다면 사산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산 중 50%는 산모가 일하는 중 발생한다.
선진국에서는 소수민족의 사산율이 높았다.
캐나다의 경우 이누이트 여성의 사산율이 평균치보다 3배가량 높았고, 미국에서는 흑인 여성의 사산 위험이 백인 여성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