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부 도시들이 주민 배설물을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부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일부 대학은 학생들의 배설물이 포함된 생활하수를 검사해 단체생활을 하는 기숙사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매체 쿼츠는 3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과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등 주요 도시 정부가 하수도 폐수의 바이러스양을 측정하는 하수기반 역학을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모든 사람은 배설물을 배출하기 때문에 생활하수 샘플을 분석하는 하수기반 역학은 바이러스 전파 양상을 밝히는 경제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애리조나대가 하수기반 역학의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달 말 이 대학은 기숙사 입주를 앞둔 학생들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해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며칠 후 한 기숙사의 하수도 샘플이 양성으로 나와 이곳에 입주한 학생과 기숙사 직원 311명을 재검사했고, 무증상 감염자 2명을 찾아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증상을 보일 때까지 방치했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감염됐을 것”이라며 “감염자 조기 발견으로 적절한 격리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고 안도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WP에 따르면 하수기반 역학은 미국 외에도 싱가포르ㆍ중국ㆍ스페인ㆍ캐나다ㆍ뉴질랜드 등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37개주 170개 이상 폐수 처리 시설의 샘플이 코로나19 연구용으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