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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잦은 노출땐 파킨슨병 잘 걸린다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20-08-10 09:09:47

화학물질,노출,파킨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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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캐롤라이나 주 캐리에 살고 있는 66세의 은퇴 우주비행사 마이클 

리처드 클리포드는 세 번째 우주비행을 앞두고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 겨우 44세였고, 건강 상태는 완벽했으며, 

가족 중에 어느 누구도 신경성 장애를 가진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는 과거 수년 동안 독성이 있는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일한 적이 

있다. 그 중 많은 물질이 동물실험 결과 뇌손상과 인간의 파킨슨병과 같은 증상을 야기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들이다. 

젊었을 때 클리포드는 주유소에서 일했는데 자동차 엔진 청소에 탈지제(degreaser)를 사용하는 곳이었다. 그는 또 농장에서 일하면서 살충제를 

다뤘고, DDT가 살포된 밭에서 일을 했다. 그리고 비행사가 된 후에는 시험

비행을 위해 비행기 엔진들의 청소작업을 맡았었다. 그러나 그 모든 작업을 할 때 쉽게 흡입되고 피부로 스며드는 유해 화학물질들로부터 보호 조치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평생 담배 한 대 피운 적이 없는 클리포드는 다양한 화학물질들을 가깝게 접촉했던 것이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에 걸린 원인이라고 믿고 있다. 

그 물질들 가운데 여러 종류가 파킨슨병과 강한 연관이 있고, 그 노출로 

인해 최근 수십년 동안 파킨슨병이 급격하게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살충제 사용하는 농부

유병률 2배 이상 높아

파킨슨병 두드러진 증가

‘사람이 만든 팬데믹’

전문가 4인 신간서 지적

 

의학보고서는 사람들의 습관과 물질 노출 사이의 연관성, 그리고 앨러지부터 심장병과 암에 이르는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 후속 리스크로 가득하다. 연관성은 그 자체만으로는 원인과 결과를 입증하지 못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 연결이 너무 강하고 증거가 너무나 강력하여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들이 있다.

 

담배 흡연과 폐암의 연관성이 대표적인 예다. 담배업계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험적 및 역학적 증거가 쌓임으로써 결국 수년간의 흡연은 금연 후 한참이 지났어도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지지하는 기준은 연계의 강도와 일관성이다; 그 연관이 생물학적으로 타당한지, 추정제제의 노출됐을 때 특히, 또는 구체적으로 적용되는지, 그리고 실험적인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는지의 여부다.

마찬가지로 ‘파킨슨 병 끝내기’(Ending Parkinson’s Disease)라는 새로운 책에서 4명의 전문가가 제시한 광범위한 증거에 따르면 파킨슨병의 일부 사례와 다양한 독성 화학물질에의 노출 사이의 인과적 연관성을 부정하는 것은 근시안적일 것이다.

이 책은 신경과학자들인 로체스터 대학교의 레이 돌시 박사, 마이클 J. 폭스 파킨슨연구소의 토드 셰러, 플로리다 대학의 마이클 오쿤 박사, 그리고 네덜란드 나드부드 대학의 니메젠 메디컬센터의 바스티안 블로엠 박사가 공저했다. 저자들은 파킨슨병의 두드러진 증가를 ‘사람이 만든 팬데믹’이라고 부른다. 병의 유행은 산업화의 성장과 면밀히 괘를 같이했으며 전 세계적인 살충제, 산업용 용제 및 탈지제 사용과 함께 크게 증가했다.

저자들은 “지난 25년간 파킨슨병의 유병률은 전 세계에서 22%, 인도에서 30%, 중국에서 116%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런 산업제품에 노출되는 직종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은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발병 위험이 40%나 높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잠재적인 위험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화학물질 중에서도 트리클로로에틸렌(trichloroethylene) 혹은 TCE로 불리는 용액은 미국의 환경에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있어서 거의 모든 사람이 노출되고 있다. 그것은 식수를 최대 30% 오염시키고, 쉽게 증발하는 성질 때문에 공기를 통해 집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TCE 사용금지 제안은 2017년 환경보호국에 의해 무기한 연기되었다. 농작물과 골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파킨슨병과 연계된 살충제 신경독소 클로르피리포스(chlorpyrifos)의 사용금지안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유력 유독물질인 살충제 파라콰트도 파킨슨병의 위험을 150% 증가시킬 수 있다. 이 물질은 중국을 포함한 32개국에서 금지됐는데 미국은 지난 10년 동안 농경지에서의 사용이 두배로 증가했다고 저자들은 지적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수년 전에 TCE와 파라콰트를 금지했고, 그 이후 파킨슨병 발생률이 감소했다.

흡연자 모두가 암에 걸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파킨슨병 사례는 환경 노출과 유전적 소인 사이의 상호작용을 반영하는 듯하다. 그러나 암과 흡연의 관계에서처럼 인과관계를 강력하게 암시하는 기준은 화학물질 노출과 파킨슨 병 발병에도 적용된다. 실제로 캐롤라인 태너 박사와 윌리엄 랭스턴 박사가 캘리포니아에서 일란성과 이란성 남자쌍둥이 1만7,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구적 연구에 따르면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환경적 요인이 유전적 요인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전 에모리 대학의 연구원들은 대중적인 가정용 살충제 로테논(rotenone)을 투여한 쥐가 파킨슨병의 증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 살충제는 지금도 어업 일선에서 침입종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연구진이 쥐의 뇌를 조사했을 때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똑같은 뇌손상,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의 손실을 발견했다.

랭스턴 박사와 태너 박사는 여러 살충제 중에서도 로테논과 파라콰트를 사용한 농부는 이를 사용하지 않은 농부들보다 파킨슨병에 걸릴 가능성이 두배 이상 높았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실험실 연구에서 파킨슨병 관련 화학물질들은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노인들이 걸릴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그 증가폭이 인구 고령화를 훨씬 초과해왔다. 1990년부터 2015년까지의 단 25년 만에 전세계에서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의 수는 260만 명에서 630만 명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으며 2040년에는 1,29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병은 떨림, 뻣뻣해짐, 느린 움직임, 걷기 어려움과 균형 문제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또한 후각상실, 변비, 수면장애 및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약물이 있지만 아직 치료법은 없다. 수십 년에 걸쳐 증상이 점차 악화되기 때문에 간병인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UC샌프란시스코의 신경학 및 환경건강 과학자인 태너 박사는 파킨슨병의 경제적 부담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2017년에만 약 250억달러의 직접 의료비용과 260억달러의 간접비용을 초래한 것으로 집계됐다. 태너 박사는 독성 화학물질에의 노출을 예방하는 것 외에도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이요법은 직업적으로 신경 독소에 노출된 사람들에게도 파킨슨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By Jane E. Brody>

화학물질 잦은 노출땐 파킨슨병 잘 걸린다
<삽화: Gracia Lam/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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