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솜사탕 머리에 얹고 두둥실 흐르고,
녹색 모자 난쟁이들 숨바꼭질하는 나무를 잡고
바람이 산들 왈츠를 추는
여름날.
개구리 점프로 꽃잎에 입맞춤 하자,
꽃은 잎을 모아 수줍게 얼굴을 가리고,
청솔모 제 꼬리짓에 놀라 멈칫하는
또 여름 날.
사랑은 구름처럼 멀고
또 사랑은 나무를 스치고 사라지는 바람인 것을
한번도 버섯의 손길을 받지 못한
백년의 이끼이며,
갈대와 진흙모아 둥지를 만들고도
짝을 찾지 못한 들새다.
아직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