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웨지샷 한방으로 110만 달러를 따내며 2대2 스킨스게임을 승리로 이끌었다.
더스틴 존슨(미국)과 짝을 이룬 매킬로이는 지난 17일 플로리다주 주노비치의 세미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빙 릴리프’에서 185만 달러를 합작해 115만 달러에 그친 리키 파울러(미국)와 매슈 울프(미국)를 따돌렸다.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빙 릴리프’는 총상금 300만 달러를 놓고 2대2 스킨스 경기로 펼쳐졌다. 매킬로이와 존슨은 전미간호사재단, 파울러와 울프는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상금을 전액 기부했다.
이 대회는 코로나19과 싸우는 의료진을 지원할 성금을 모으기 위해 마련했다. 선수들이 따낸 상금뿐 아니라 팬들의 즉석 모금까지 보태져 이날 대회를 통해 500만 달러가 넘는 거금을 의료 지원금으로 조성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프로 골프 경기가 약식이나마 열리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회 도중 중계진과 전화 통화에서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곧 PGA투어도 열린다고 들었다. 경제 회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투어 재개에 힘을 실어줬다.
네 명의 선수는 정규 대회 때는 허용되지 않는 반바지 차림으로 경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방송용 마이크까지 착용해 선수끼리 경기 중에 나누는 대화도 생생하게 전파를 탔다. 갤러리가 허용되지 않은 대신 채택한 팬 서비스였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방역 대책의 하나로 캐디를 대동하지 않고 선수가 직접 가방을 메고 코스를 걸었고, 그린에서도 볼을 스스로 닦았다. 깃대는 경기 진행 요원 한 명이 전담해 뽑았다가 꽂았고, 벙커에는 고무래가 없어 발로 모래를 고르기도 했다.
이날 파울러는 11번 홀(파) 12번 홀(파) 연속 버디로 누적 상금을 115만 달러로 늘려 75만 달러에 묶인 매킬로이와 존슨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파울러는 이날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넷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경기 감각을 뽐냈다.
그러나 매킬로이는 딱 한 차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3번 홀부터 18번 홀(파4)까지 6개 홀에서 승부를 내지 못해 110만 달러를 걸고 17번 홀(파3·120야드)에서 니어핀 방식으로 치러진 연장전에서 매킬로이는 홀 옆 3m 거리에 볼을 안착 시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