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펜스 바이러스 노출위험 우려속 법적 승계서열 대통령→부통령→하원의장 순
트럼프 “공산주의국가 되는 일 없을 것”…펜스, 당분간 트럼프와 거리두기 조치
백악관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권력서열 일·이인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제기된 가운데 만에 하나 두 사람의 국정공백이 현실화할 경우 현행법상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그다음 승계순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관련 기사를 게재한 언론인의 트윗을 리트윗하며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재앙", "공산주의 국가"가 될 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저스트 더 뉴스'는 전날 기사에서 1947년 대통령직 승계법에 따라 대통령직 승계순서는 트럼프 대통령 다음으로 펜스 부통령, 그다음으로는 펠로시 하원의장, 상원 의장 대행인 척 그래슬리(아이오와) 상원의원, 그리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순으로 이어진다고 보도했다. 상원 의장은 부통령이 겸직하게 돼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 직위 박탈과 사망, 사임, 또는 권한 및 직무 수행 불가 시 그 직이 부통령에게 이양되며, 의회는 법에 따라 대통령과 부통령의 직 박탈, 사망, 사임, 권한 수행 장애 상태가 해소되거나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누가 대통령직을 맡을지에 대해 선포할 수 있다고 헌법이 명시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펜스가 코로나19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대통령직 수행에 있어 펠로시가 서열상 세 번째가 될 것'이라며 이 기사를 첨부한 한 언론인의 트윗을 리트윗했다.
그는 이 트윗에 반응을 보이는 형식으로 "그렇게 되면 우리는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미친 낸시는 총체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악담했다.
이어 "미국(USA)은 결코 공산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 인사가 대통령직을 맡을 경우 공산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는 식으로 '사회주의', '공산주의' 프레임 씌우기를 또다시 시도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일인자인 펠로시 하원의장은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국면을 거치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사이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틈만 나면 서로 총질을 해 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펠로시가 대통령직을 맡는 상황에 대해 몸서리를 쳤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에서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서로 일정한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WP 등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 잠시 일정기간 거리두기를 할 계획이라고 한 당국자가 전했다. 이번 결정은 백악관 의무실과의 논의를 거쳐 이뤄진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펜스 부통령이 부통령실 대변인 확진 판정 후 음성 판정을 받았음을 강조하면서 "그 이후로는 펜스 부통령을 보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전화로 얘기할 수 있다"고 거리두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앞서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을 밀착 보좌하는 백악관 파견군인에 이어 펜스 부통령의 케이티 밀러 대변인이 코로나19에 감염, 웨스트윙(대통령 집무동) 내 확산 우려가 고조되면서 백악관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가안보 문제와도 직결되는 대통령과 부통령의 바이러스 노출 위험 차단도 긴급한 임무로 떠올랐다.
백악관은 전날에서야 결국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및 웨스트윙 출입 자제 지침을 내리는 등 예방조치 강화에 나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기자회견에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나 논란을 빚었다.
펜스 부통령도 자가격리 대신 전날 오전 마스크 미착용 상태로 백악관에 정상 출근한 것을 놓고 도마 위에 올랐다. 펜스 부통령은 로즈가든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